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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고 있으면 딱 내 온도만큼 따뜻해지는 이불 같은 부드러움. 내가 그토록 바라던 딱 적당한 사람이었다.
한 사람의 몸안에는 수많은 장소와 시간이 들어 있다.
달콤하면서 메슥거리고, 설레면서도 허전한 냄새. 누군가를 만나게 될 것 같은 냄새. 금세 망가질 것 같은 냄새. 어쩌면 여름 냄새가 대체로 그런 건지도 몰랐다.
그들에게 이것은 하나의 ‘징조’였다. 수십 년의 긴 침묵이 깨진 것을 의미했다. 다시 어둠 속에서 긴 싸움이 벌어질 것을 예고하는, 달갑지 않은 징조였다.
이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달러구트가 아직 부모님으로부터 가게를 물려받기 전의 기록이다.
“더 기다릴 수가 없었어요. 지금 당신을 만나러 와야 했어요.”
돌아올 길을 생각하면 자개장을 제대로 쓸 수 없어. 오히려 그걸 전혀 개의치 않아야만 자개장을 잘 쓸 수 있다.
이제 당신에게 내가 흰 것을 줄게.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을, 오직 흰 것들을 건넬게. 더이상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게. 이 삶을 당신에게 건네어도 괜찮을지.
“도서관은 천년만년 이어질 작가 최후의 목적지가 아니라 미래의 독자와 작가가 함께 이용하는 심부름꾼일 뿐이에요. 작가의 최종 목적지는 언제나 독자니까.”
‘세’ 뒤에 ‘희喜’를 넣어 ‘세희世喜’를 완성한 사람은 외할아버지였다. 세이지sage의 꽃말은 ‘구원’. 그러니까 ‘세희’는 세상과 세상에 속한 스스로를 구원하면서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의미였다.
오랫동안 연수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간절한 존재이기를 바라왔다.
“네 이름을 지운 세상으로 가서 네가 누군지 알아올 것이다. 그때까진 네 이름도 바리다.”
숨기려 해도 감춰지지 않는 게 사랑일 테니까. 봄볕이 나뭇가지에 하는 일이 그러하듯 거부하려 해도 저절로 꽃망울을 터뜨리게 하는 것이 사랑일 테니까. 무엇이든 움켜쥐고 흔드는 바람처럼 우리의 존재를 송두리째 떨게 하는 것이 사랑일 테니까.
나는 마치 상처 난 몸에 붙일 약초를 찾는 짐승처럼 조급하고도 간절하게 산속을 찾아 헤맸지만 싱아는 한 포기도 없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나는 하늘이 노래질 때까지 헛구역질을 하느라 그곳과 우리 고향 뒷동산을 헷갈리고 있었다.
“자살 아니야. 그 사람 내가 죽였어.”
나는 내가 얼굴 주름을 구길수록 어머니가 자주 웃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나는 사랑이란 어쩌면 함께 웃는 것이 아니라 한쪽이 우스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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