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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아쿠타가와 문학상. 155회 수상자 무라타 사야카는 18년째 편의점에서 점원 아르바이트 중인 독특한 이력을 가진 작가다. 그녀의 이번 수상작 <편의점 인간>은 제목처럼 이런 작가의 삶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작품이다. 취직에도 연애에도 관심이 없이 홀로 18년째 같은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주인공 게이코는 언뜻 비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듯하지만, 그녀는 특별한 커뮤니케이션을 필요로 하지 않는 그 일을 진심으로 좋아한다. 게이코는 보다 나은 미래나 뭔가를 이루고 싶다는 야망에는 관심이 없다. 안온한 오늘, 익숙한 루틴을 안정적으로 반복하고 그걸로 수입을 얻고 살아갈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장기화한 경기 침체로 인해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보다 나은 수입을 원하지 않는 젊은이들, 비교적 편안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데 만족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일본에서 이미 일종의 세대론으로 굳어진 상태다. <편의점 인간>은 그러한 새로운 청년층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 공감대의 영역에서 조금 더 나아간다. 주인공 게이코는 현대 사회인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수성을 결여한 인물이다. 그녀는 어릴 때 죽은 새를 보면 구워 먹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싸우는 아이들을 말려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삽을 들고 나가 싸우는 당사자들을 때려눕히곤 했다.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 천천히 사회에 의식적으로 적응한 그녀이지만, 이제 이 세상이 게이코의 내면처럼 변해가고 있다. 더욱 거세지는 자본주의의 압력과 그 압력을 버티기 위해 가능한 많은 것들을 비워버리려는 열망이 교차하는 그곳. <편의점 인간>은 지금 일본에 대한 이야기이며, 아마 곧 우리의 이야기로도 읽히게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