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오독과 나만의 해석을 즐기세요"
광고인 박웅현은 5년 전 <책은 도끼다>를 펴내며 독서인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그 책이 지금까지 100쇄 넘게 이어지며 이제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독서인으로 꼽힌다. 그의 독서가 많은 독자에게 공감을 전한 까닭은, 많은 책을 읽으며 세상의 이치를 알아가는 바깥으로의 독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좋은 느낌을 전한 책을 반복해서 읽고 마음에 닿은 문장을 곱씹으며 안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는 독서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풍요로운 삶을 위한 독서라 말한다.
풍요로운 삶이 독서의 방향이라면, 이번 책은 독서의 방법이다. 그는 이에 대한 가장 짧은 답으로 ‘천천히’를 권한다. 천천히 읽어야 책과 더 오래 맞닿을 수 있고, 책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가기에 얼마든지 돌아가도 좋고, 정해진 길이 없기에 내 마음대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도 문제 없다. 박웅현이 안내하는 길은 박웅현의 길일 뿐, 그조차 자신의 길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틀릴 수도 있다고 말하며 여전히 다른 길을 찾는다. 아마도 끝이 없을 책의 세계를 탐험하는 독서인에게 가장 중요한 태도 아닐까. 그가 읽은 책에서 그리고 그를 읽는 책에서 발견한 반가운 깨달음이다.
- 인문 MD 박태근 (2016.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