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칭 JP라 불리는 김종필. 국회의원 아홉 차례, 국무총리 두 차례, 초대중앙정보부장을 지냈으며, DJ 김대중, YS 김영삼과 함께 3김시대를 이끈 인물이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올해 만 아흔을 맞는 그는 한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는 자신을 중심에 두는 회고록을 쓰지 않겠다 다짐하며, 사실에 근거하여 증언록을 남기는 것으로 영욕의 세월을 정리하겠다 말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5.16과 박정희’다. 김종필은 역사 교과서와는 달리 5.16을 혁명이라 쓴다. 역사 교과서에서는 5.16 군사정변이라 표기한다. 사실에 근거하는 증언이라 했지만 역사를 서술하는 데 평가와 해석이 배제될 수는 없는 법, 읽는 이에 따라 고개를 끄덕일 수도, 고개를 가로저을 수도 있겠다. 진실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오해와 이해를 오가며 갈등과 충돌의 과정을 거쳐야만 실체를 파악할 수 있고, 다수가 인정할 진실에 이를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수고와 노력은 그럴 때에야 비로소 제값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