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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온 스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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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오슬로에서"
요 네스뵈의 신작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분량이다. 400페이지 정도는 가볍게 채우는 현대 스릴러 소설계에서 200페이지에 불과한 작품이 나온 경우를 만나기는 좀처럼 어려운 일이다. 낯설을 정도로 얇다. 그러나 도입부를 읽어보기만 해도 바로 요 네스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근사한 도입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스릴러 작가라 할 수 있을 요 네스뵈의 솜씨가 바로 튀어나온다.

<블러드 온 스노우>는 1970년대의 오슬로를 배경으로 한다. 조직에 속한 킬러가 있다. 일류 킬러인 그에게 어느 날 보스가 새로운 목표를 정해준다. 바로 보스의 부인이다. 킬러는 고민하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고, 임무를 실행하기로 하고, 그러나 목표와 사랑에 빠진다. 많이 본 이야기다. 이 소설은 짧고 전형적이다. 그리고 인상적이다. 오슬로를 사랑하는 이 작가는 드디어 자신의 꿈을 어느정도 이뤄낸 것 같다. 금단의 사랑에 빠져 도망치는 킬러와 법망의 밖에서 펼쳐지는 각종 폭력, 이 수많은 ‘밤의 일들’은 그 전형성으로 인해 마치 연극처럼 느껴진다. 매 장면마다 등장인물들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그 배경, 어둡고 아름다은 오슬로는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다. 사랑에 빠진 도망자를 위해 어둠과 눈을 내려주는 낭만적이고 슬픈 도시. <블러드 온 스노우>는 누아르-스릴러인 동시에 한 작가가 자신이 사랑하는 도시에게 바치는 소네트다.
- 소설 MD 최원호 (201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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