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정치를 깨우는 불쏘시개, 한나 아렌트"
정치는 사회를 이루고 유지하는 근간이다. 사회를 이루는 각 요소를 나열할 때 정치는 늘 경제, 사회, 문화 앞에 놓인다. 그럼에도 이 가운데 정치만큼 불신과 오해를 많이 받는, 대다수가 희망과 기대를 걸지 않는 영역도 없다. 정치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기보다 정치가 무엇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은 게 오늘의 정치 현실이다.
이 책은 이렇듯 민주주의의 원칙과 공공성이 붕괴된 현실에서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사상이 유효하며, 그가 던진 질문과 나름의 해답을 찾아간 과정에서 오늘의 정치를 새롭게 이해하고 바꿔갈 가능성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아렌트의 주요 저작 <전체주의의 기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인간의 조건>, <혁명론>, <정신의 삶>에서 악의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지, 인간의 본성은 정말 훌륭한 건지, 인간은 어떻게 해야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참여하지 않는 방관자가 되면 안 되는지를 오늘의 시점과 상황에 빗대어 묻고 아렌트의 사유와 고민에 근거하여 답한다. 물론 이 답에는 찬성과 반대가 나뉘겠지만, 이렇듯 정치를 사유하며 죽은 정치에 생동감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데에는 다수가 동의하기 않을까. 이 책과 한나 아렌트가 반가운 불쏘시개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201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