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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말 출시되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구글 CEO가 ‘적색경보’를 언급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했다는 뉴스도 들려온다. 기존의 검색엔진을 대화형 AI가 대체할 것이며, 반복적인 작업이 필요한 대부분의 인간 업무를 AI가 대신할 수 있으리라는 등 혁신적인 인공지능 기술이 야기할 미래의 다양한 변화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이러한 가운데 KAIST 교수이자 뇌과학자인 김대식 교수가 기계와의 ‘진지한 대화’를 시도했다.
저자가 챗GPT와 나눈 열두 개의 대화는 챗GPT의 작동 원리로부터 시작하여 사랑이나 정의, 죽음, 신 등 사람도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이었다. 엄격한 윤리 기준 아래에서 두루뭉술하고 애매하게 이야기하도록 제한이 걸려 있는 것으로 보이는 챗GPT를 상대로, 저자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부족한 부분을 찌르면서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그 결과 챗GPT는 온갖 자료를 바탕으로 폭넓은 답변을 이어 나간다. 대화를 마친 저자는 챗GPT를 “인류의 생각과 문장을 반사하는 존재적 메아리이자 거울”이라고 말한다. 챗GPT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3,000억 개가 넘는 문장 토큰과 그들 간의 확률적 상호관계를 학습한 대화형 인공지능으로, 질문에 포함된 단어들과 확률적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문장을 생성해 낼 뿐이다. 하지만 실망하기엔 이르다. 우리는 이제 약간의 노력만으로 인류가 지금껏 인터넷에 모아온 온갖 문장과 생각의 보물창고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도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다 파악하고 있으면서, 원하는 것을 꺼내다 주는 기계 비서를 대동한 채 말이다. 어쩌면 인공지능이 발전한 미래에 인간의 핵심적인 능력은 ‘질문하는 능력’에 달린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