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투자자 서한, 드디어 정식 출간"
2022년 초, <노마드 투자조합 투자자 서한>이라는 낯선 이름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거듭하며 퍼져나갔다. ‘노마드 투자조합’은 피터 린치의 ‘마젤란 펀드’처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펀드는 아니지만,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약 13년간 누적 수익률 921%라는 기록을 달성한 전설적인 존재다. 이 펀드를 운용한 닉 슬립과 콰이스 자카리아는 13년 동안 1년에 두 차례씩 투자자들에게 비공개 서한을 보냈는데, 대중 앞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이들의 성향 때문에 이 서한들은 노마드의 인사이트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 투자의 고수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공유되어왔다.
2021년 초, 코로나19가 촉발한 전 세계적인 주식 광풍 속에 자신들이 쓴 서한에 이상한 내용이 추가된 비공식 버전이 인터넷상에 돌아다니자, 두 사람은 서한의 원본을 자신들이 운영하는 자선재단 홈페이지에 공유하였다. 그러자 노마드를 존경하는 한국의 대학 친구 두 명이 무턱대고 자선재단에 연락해서 한국어 번역을 허락 받았고, 2021년 9월 비영리 웹사이트와 블로그를 통해 한국어판이 무료로 공개되었다. 이후 독립출판물로도 출간되어 단기간에 3000부 가량이 전량 배포되었으며, 재고가 소진된 이후에도 계속되는 구매 문의에 드디어 정식 출간되었다. 이제 그 ‘전설의 책’을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주성치의 영화 ‘쿵푸 허슬’에 나오는, 절세 무공 비급을 파는 거지를 만난다면 이런 기분일까.
- 경제경영 MD 박동명 (2022.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