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지를 읽고 나면 다시 반갑게 인사하자.”
우리는 같은 반 친구였고, 학교가 끝나면 같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겨울 방학을 보내고 어쩐지 어색해서 인사할 기회를 놓치고 만다. 한번 놓친 인사는 시간이 갈수록 더 하기 어려웠고, 친구가 먼저 말 걸어주기를 기다려봐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봄꽃이 환하게 필 때까지도. '나'는 용기를 내어 친구에게 편지를 쓴다.
<잊었던 용기>는 휘리 작가가 유년의 추억을 담은 에세이를 그림책으로 구성해 펴낸 책이다. 담백한 이야기가 겨울을 지나 봄, 꽃잎이 흐드러진 봄에서 다시 푸르른 여름, 그리고 풍요로운 가을 풍경의 투명한 수채화 그림 속에 펼쳐진다. 서먹해진 친구를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 한없이 평화로운 방과 후 놀이터, 편지를 기다리는 아이의 오후, 다시 친구가 되어 함께 걷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나도 어린 시절로 잠시 되돌아간다. 그리운 순간들을 만난다.
- 유아 MD 강미연 (202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