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의 역사"
E냐, I냐. MBTI가 유행하면서 편해진 점이 한 가지 있다면, 구구절절 부연 설명을 덧붙이지 않고도 "내가 I라서" 한 마디 만으로 고독의 옹호자임을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홀로 있는 시간은 외로움으로 여겨지기도, 휴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E와 I의 기질적 다름이 널리 받아들여지게 된 요즘은 홀로의 상태에 대한 의미 부여를 개인적 성향으로 이해하게 된 것 같지만 시대에 따라, 사회에 따라 고독은 조금씩 다른 의미로 해석되었다. 근대 서양 역사에 관한 석학인 저자는 혼자 있는 시간에 대한 지난 400년간의 역사를 이 책에 담았다.
이 참신한 주제의 책은 여러 작가들의 문학과 자료를 품으며 수 세기 동안 사람들이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살았는지, 사랑했는지를 살핀다. 자연을 산책하며 느끼는 고독, 홀로 시간을 보내는 여가활동, 외로움의 탄생 등 여러 주제를 건너며 책은 혼자의 역사를 폭넓게 펼친다. 팬데믹 2년, 어느덧 혼자 있는 시간에 익숙해진 지금 우리의 상황을 생각하며 읽으면 더 와닿는 지점이 많을 책이다.
- 인문 MD 김경영 (2022.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