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논쟁은 의무가 아닌 권리!"
성에 따라 차별을 받는 일이 부당하다는 데에는 다들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사안에 들어가면 각자의 입장은 나뉘기 마련이다. 방향은 분명하지만 가는 길이 다르기 때문일 텐데, 그렇다고 ‘이렇게 걷다 보면 언젠가는 만나겠지’ 하며 바라만 보기에는 당면한 현실이 엄혹하다. 이 순간에도 피해와 상처는 쌓이고 오해와 불신은 커져가니, 확산된 페미니즘 이슈를 변화된 현실 위에서 더 깊고 치열하게 다룰 새로운 논의의 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책은 ‘피해자 여성’을 넘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한국사회 페미니즘 논쟁을 한 걸음 진전시키려는 시도다. 성폭력 폭로 이후 피해자가 겪는 문제, 여성의 입대를 둘러싼 논쟁, 성매매 여성의 소비, 걸 그룹을 바라보는 대중의 심리, 저출산 담론의 접근 방식, 이주 여성의 이름 등 줄곧 문제였으나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거나, 이제는 다른 관점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들을 차례로 짚어가며, 지금 페미니즘 논쟁에 필요한 새로운 언어와 사유의 틀을 제안한다. 이 책이 말하듯 '더 나은 논쟁'은 책임이나 의무가 아니라 권리다. 가능한 많은 이들이 함께하길 바랄 따름이다.
- 사회과학 MD 박태근 (2018.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