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보니것 미발표 단편소설집"
커트 보니것이 학업 중단 후 가족 부양을 위해 잡지에 기고를 시작할 무렵 쓴 미발표 단편들을 모은 소설집. 표제작 '세상이 잠든 동안'은 돈과 킬로와트 경쟁으로 변질된 크리스마스 전구 장식 콘테스트를 그린다. 성공한 기혼남들 사이에 자살이 유행하게 되는 '유행병', 천재 공학자가 자신이 만든 기계 여인에 반해 아내를 떠나는 '제니' 를 비롯한 16편의 단편들에서 젊은 보니것이 세상을 바라보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던 아주 합리적이며 믿을 만한 그러나 고루하거나 이빨 빠진 노인 같지는 않은" 보니것만의 목소리가 빛을 발한다. 블랙 유머와 절제된 위트,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보니것 특유의 문체의 시원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소설 MD 권벼리 (2018.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