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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학교 (1부 5권) - 영혼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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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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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없는 이야기 솜씨."
<고양이 학교>는 여러 면에서 주의가 집중되는 책이다. 일단 작가 김진경이 판타지 동화를 썼다는 점이 그렇고, <동강의 아이들>에서 자연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던 김재홍이 이 동화의 삽화를 그렸다는 점 또한 그렇다.

게다가 '고양이'라니! 흔히 고양이하면 포우의 소설이나 호러 영화를 떠올리기 쉽다. 그리고 한국의 전설까지 언급하게 되면 흡사 고양이는 음산한 동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나라 사람의 눈에 비친 고양이이고, 눈을 돌리면 가까이는 일본이나 이집트 등 여러 나라에서 고양이는 꽤 의미깊은 동물이 아니던가. 한 마디로 음과 양이라는 특성을 온몸에 가지고 있는 동물로 고양이 만큼 상징화할 수 있는 동물이 없을 성 싶다.

이 동화는(굳이 동화라고 이야기하긴 좀 그렇다. 물론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하긴 했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그리 쉽게 지나치진 못할게다) 이런 고양이의 상반된 특성을 기본 바탕에 깔고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태양을 상징하는 수정동굴의 고양이들(양)과 그림자 고양이들(음)의 두 특성을 적나라하게 엮으면서 말이다.

1권 '수정동굴의 비밀'로 시작하여 총 5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 내용은 황금시대를 열어갈 '태양의 고양이'를 기다리는 고양이 학교의 고양이들과 어둠의 신을 섬기는 그림자 고양이들과의 한판 대결구도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야기는 그냥 대번에 보여주질 않는다. 민준이와 세나의 집 고양이 '버들이'가 실종되는 것으로 시작한 이 이야기는 버들이가 인간처럼 편지를 보내면서 점차 흥미로워진다. 특히 '버들이'가 선택된 고양이만이 갈 수 있는 '고양이 학교'에 들어가 마법 공부부터 여러 학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부터.

버들이는 고양이의 역사를 배우며, 자신도 모르게 점점 황금시대를 열어갈 '태양의 고양이'와 '그림자 고양이'의 싸움 속으로 깊이 들어간다. 그런데 1권 만으로는 이야기를 풀고 있는 주인공이 '버들이'인지 아니면 또다른 고양이인지 알 수가 없다.

책을 잡고 놓기 싫을 만큼 생생함과 스피드도 있는데, 이야기의 가닥은 정말 조금씩 잡힐 뿐이다. 아주 잘 짜여진 구도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는 느낌.. 그런데 그게 싫진 않다.

물론 고양이 버들이가 고양이 학교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는 '해리포터' 이야기랑 흡사하다며, 실망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고양이 역사가 정말 이다지도 풍부하단 말인가 하고 감탄할 정도로, 이집트 집 고양이들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 속에 언뜻언뜻 비치는 세계 각 민족의 신화들이 이야기의 재미를 드높인다.

인간과 고양이가 서로 조화롭게 살고 있었다는 시대가 '황금시대'(마치 그리스신화에서 인간이 가장 행복했던 때가 황금시대라고 표현한 것처럼)라고 표현해놓고, 또 고양이의 역사라든지 이야기 곳곳에 고대의 신화와 전설이 슬쩍슬쩍 배어나오는데, 그것이 고양이 역사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이야기의 핵심일 수 있는 수정동굴은 한국과 일본, 중국과 인도, 이집트 앙코르 와트를 넘나드는 신비함을 마음껏 발산하며, 그림자 고양이들의 위협이 점점 수위에 치닫고 있음을 보다 극명하게 보여준다.

작가 김진경은 소재가 가진 특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고대와 현대 밤과 낮, 지상과 지하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거침없는 이야기 솜씨를 발휘한다. 아울러 15년 이상 고양이를 길렀다는 작가는 어찌나 고양이의 습성을 잘 파악하고 있는지, 또 고양이들의 종류마다 생긴 모습이며 성격도 다른 것이 아주 섬세하게 표현해내었다.

화가 김재홍의 삽화는 어떠한가. 빛을 이용한 밤의 분위기의 묘사, 샴 고양이, 노르웨이 숲 고양이, 버마 고양이 등 각양각색의 고양이에 대한 치밀한 묘사, 특히 '인간과 환경'을 주제로 작업을 해온 이 화가는 마치 사람처럼 행동하는 고양이의 몸짓과 표정을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표현해낸다. - 유여종(2001-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