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흔드는 트렌드 전망서"
단풍이 들기 무섭게 낙엽이 지기 시작하고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져 서둘러 두꺼운 옷을 꺼내 놓게 되면 어김 없이 우리를 찾아오는 책,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벌써 열 번째 시즌을 맞았다. 대한민국에 이만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경제경영서는 없다. 트렌드 전망서 자체를 하나의 연말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게 한 공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해가 갈수록 더 많은 전망서들이 타도 트렌드 코리아를 외치며 무대에 오르고 있지만 그 아성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다. 그만큼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내놓는 트렌드 코리아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고를 때 브랜드와 학군을 중요하게 보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그러한 입지는 분명 커다란 압박으로 작용했을 터다. 특히 해당 연도의 지지(地支)로 그 해의 트렌드 키워드를 선보이는 전통은 매년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텐데, 이번에는 2018년의 키워드 'WAG THE DOGS'는 물론, 'MEGATREND'의 앞글자를 따서 지난 12년의 트렌드를 정리하기까지 했다. 끼워맞추기 아니냐는 의심도 가능하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 재미와 가치는 반감되지 않는다. 목적 의식을 갖고 지속적으로 트렌드를 관찰하고 분석해오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재작년과 작년, 작년과 올해가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일상이 무료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무료한 우리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미묘한 변화를 포착하고 하나의 트렌드로 정리하여 제시하는 그들의 꾸준한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 경영 MD 홍성원 (2017.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