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쓰다듬는 따뜻한 이야기들"
유명 배우와 저명인사들만 관리했던 소문의 이발사는 이제 인적 드문 바닷가에서 작은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커다란 거울에 푸른 바다가 가득 비치고, 손님을 위한 자리는 단 하나뿐. 이 특별한 이발소에 어느 날 한 청년이 찾아온다. 표제작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에서는 신비로운 이발소를 배경으로 나이 든 이발사와 청년의 한때가 그려진다. 정겨운 이발소 풍경이 후각과 촉각으로 느껴질 듯 생생하게 묘사되고, 두 사람의 대화를 따라 과거의 나날들이 되살아난다. 중요한 날을 앞두고 멀리서 찾아온 청년과 화려한 과거를 뒤로 한 이발사가 간직하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표제작을 비롯한 여섯 개의 단편은 모두 가족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들이다. 인생을 되돌아볼 때 가족을 떠올리지 않기란 어렵다. 우리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며 누군가의 형제 혹은 부모이기 때문에. 그렇기에 이 소설은 사람들이 잊고 있던 아련한 기억을, 누군가에 대한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가족이란 이처럼 사랑스럽고, 이처럼 우리를 후회스럽게 만드는 것이었나.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들이 마음을 뒤흔든다.
- 소설 MD 최원호 (2017.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