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이상하게 바라보던 첫 만남의 시선은 지금까지도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동안 서울의 많은 장소에서 이우와 나는 머리를 맞대고 필담―<절교 직전의 마지막 대화>라는 가제가 붙은 이 글들―을 주고받았지만, 우리가 서로를 어느 정도로 이해할 수 있었느냐 묻는다면 명확히 답할 수 없다. 이건 두 사람이 작가라는 공통분모를 동원해 가며 최선을 다한 우정의 증거물처럼 보이나, 어쩌면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두 타인이 노트 한 권을 놓고 나름대로 언어를 주고받으며 할 수 있는 놀이를 수행한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세상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 세상에 서로를 포함시킨다. 이것이 함께 쓰는 동안 유이우와 나 사이에 대해 확신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부분이다. 우리는 아이처럼 관심을 갖고 질문을 던지고 바라보며 사랑했다. 서로가 번갈아 꺼내 온 단어를 사이에 두고 노력했다. 절교를 유예하기 위해서였다. ━ 프롤로그
절교 직전의 마지막 대화. 신이인.유이우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