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둘러싼 사물들이 있다. 작은 행운을 기대하며 고른 티셔츠, 구두, 키홀더. 세련된 감각으로 일상을 포착해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낸 소설가 은희경이 발표한 여섯번째 소설집은 바로 그 사물들에서 시작한다. 술, 옷, 수첩, 신발, 가방, 사진, 책, 음악 등 우리가 늘 가까이하고 삶에서 놓을 수 없는 것들. 애써 표정으로 내비치지 않아도 드러나는 것들이 곧 이야기가 된다.
'인간에게 아드레날린을 제공하는 데에 재미보다는 악의가 한수 위'(<중국식 룰렛> 中)라 시작된 거짓된 진실 게임. 뜻밖의 운명에 매혹되고, 정직한 거짓말을 쏟아낸다. 게임이 감춘 것들을 따라 읽다보면 씁쓸함이 맴돈다. 선명한 문장이 늘 생각해오던 삶의 모순을 끄집어내 말로 묘사하는 순간, 역시 은희경임을 깨닫게 된다.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이후 2년만에 만나는 은희경 소설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