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의 주동자. 악인으로 살다가 악인으로 죽었다. 한 번의 사과 없이 윤택한 노후를 보냈다. 죽고 나서도 논란은 이어진다. 단죄 받지 않은 학살자, 학살자를 찬양하는 세력, 고통받는 피해자, 사죄하는 손주... 이 어지러운 상황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 때에 가장 적절한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은 인간 전두환을 뜯어본다. 그는 어떤 인간형이었나. 어떤 영광과 모순을 가졌나. 그의 악함은 어떤 배경과 만나 한국 현대사의 끔찍한 비극을 탄생시켰나. 책은 영광, 모순, 몰락, 그리고 악의 기원이라는 네 가지 큰 틀로 나누어 전두환을 분석하고 한국 정치사의 맥락을 짚어본다. 촘촘한 고증과 깔끔한 정리는 무거운 마음으로 펼친 책장이 잘 넘어가도록 돕는다.
저자 정아은은 "제대로 규정되지 않은 '악'은 물리적 생명력이 끊어진 뒤에도 살아남아 현재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악의 영향력을 끊는 첫 단계를 그는 악인의 모습을 샅샅이 살펴, 한국 사회의 구석구석에 박힌 그의 파편을 인식하는 것이라 말한다. 이 목적을 매 문장 유념하며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