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시인이 펼치는 최초의 SF 시집. 김혜순, 신해욱, 이제니 등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개별 시집에는 수록되지 않은 신작들을 선보이며, 시적 언어의 독창성과 SF적 상상력의 경이로운 만남을 보여준다. 게다가 시편들이 제각기 흩어져 별자리를 이루듯 배치되어 있어, 어떤 시가 누구의 시인지 알 수 없다. 이에 읽는 독자들이 알맞게 조율된 흐름 속에서 SF 시를 경험할 수 있게 구성되었다. 로봇, 우주, 미래, 인간과 비인간, 그리고 사랑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며, SF의 과학적 ‘추론’과 시의 ‘직관’이 만나 논리를 넘어선 통찰을 선사한다.
탄젠트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석권한 SF계의 거장 그렉 베어의 소설집. 작가의 초기 대표 단편 9편을 모은 것으로, 나노기술을 최초로 다루며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 수상한 <블러드 뮤직>과 인간의 고독을 심도 있게 탐구한 <탄젠트>가 실렸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 사회, 특히 개인의 내면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외로움, 욕망, 공포 등 윤리적 문제를 미시적이고 통찰력 있게 그려낸다. 냉철한 과학 서사에 깊이 있는 인물 묘사를 더해, 과학적 발전 속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사유를 제공할 것이다.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천 개의 파랑>, <이끼숲>, <모우어> 천선란 신작 연작소설. 이번 소설에서는 천선란이 오랫동안 사랑해 온 '좀비 아포칼립스'의 정서와 감각을 가장 극단까지 밀어붙였다. 세 편의 중편은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너를 살리는 방식으로 내가 사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억과 감정, 돌봄의 윤리가 어떻게 인간을 지탱하는지를 보여준다. 폐허 속에서도 끝내 사랑을 놓지 않으려는 인간의 감정과 윤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천선란은 질문을 던지는 작가에서 감각으로 답을 내는 작가로 나아가고 있다.
토막 난 우주를 안고서
한국과학문학상 10주년을 기념하여 김초엽, 천선란, 김혜윤, 청예, 조서월 작가가 “죽음 너머의 세계와 그곳에 남은 사랑”이라는 공통 주제로 써낸 앤솔러지다. 작가들은 각자의 독창적인 SF 세계관 속에서 현실의 죽음과 멸망 징후가 일상이 된 사회를 배경으로, 사라진 존재와 남겨진 존재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마음을 재건하는지 깊이 있게 탐구한다. 죽음 이후에도 강렬하게 남아있는 사랑과 감정을 통해 위태로운 세계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끈질기게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테스터 2
결말에 대한 수많은 추측이 쏟아졌던 <테스트 1>, 이희영 작가가 마침내 그 두 번째 이야기를 펼친다. 바이러스에서 완치된 하라는 마오에 대한 죄책감과 강 회장에 대한 복수심으로 비밀을 좇고, 새로운 인물 류온과의 교차 시점에서 뒤틀린 기억과 감춰진 진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디스토피아 속에서 기억, 정체성, 책임, 그리고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라는 확장된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며, 우리가 무엇을 지켜야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서로를 기억하고 지켜내려는 마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