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극단적인 충격과 불편함 속에서
외면했던 감정의 진실을 마주하다!
“심장과 피로 가득 찬 인상적이고 광기 어린 상상력” ―《뉴욕 타임스》
“연민과 혐오의 공존. 결코 눈을 뗄 수 없다!” ―《커커스 리뷰》
영화 〈서브스턴스〉와 〈티탄〉을 떠올리게 하는 충격과 강렬함을 문학으로 풀어낸 소설 『오드바디』가 출간되었다. 아일랜드 작가 로즈 키팅의 데뷔 단편집인 이 책은 신인답지 않은 대담함으로, “어느 시대에 나왔어도 주목받았을 탁월한 데뷔작”이라는 DBC 피에르의 찬사를 받았다. 이 책은 뒤틀린 몸과 감각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성적인 대담함과 바디 호러적 상상력을 통해, 고통과 욕망이 뒤엉킨 감정의 층위를 집요하게 탐색한다. 그 몸부림은 낯설고 기괴하지만, 우리가 쉽게 외면해온 감각을 끈질기게 되돌려놓으며, “극단적인 불편함 속에서야 비로소 성(性), 수치심, 여성성이라는 복잡하고 모순된 감정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령과의 공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 스스로를 갉아 먹는 아버지를 지켜보는 딸, 등 뒤에 날개를 이식하는 여자, 아침 근무 중 느닷없이 알을 낳게 되는 웨이트리스까지. 열 편의 작품 속 인물들은 결핍과 우울을 내면화한 채 위태롭게 세계를 통과하고, 그들의 불안은 일상의 틈에 균열을 일으키며 독자를 감정적, 신체적 불편함으로 몰아넣는다. 이 기묘한 설정들은 단순한 충격을 넘어, 우리가 익숙하다고 믿어온 현실의 감각을 낯설게 뒤집는다.
로즈 키팅이 그려내는 여성들은 피해자도, 영웅도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덧대고 이어 붙이며 ‘살아 있음’을 증명해내는 존재들, 자신의 몸을 열어 보이고, 비틀린 장기와 감각을 통해 발화되지 못한 욕망과 고통을 드러내는 존재들이다. 《아이리스 타임스》가 “문학적 호러와 고딕의 결합으로 여성 경험의 불편하고 금기된 영역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고 평했듯, 『오드바디』는 기괴함과 연민, 관능과 유머의 공존으로 우리가 끝내 말하지 못한 감각의 깊은 층위를 드러내며 독자를 전율케 할 것이다.

몸과 존재의 뒤엉킨 진실을
잔인하고도 정직하게 파고드는 열 편의 이야기
“이 기괴한 몸들은 ‘평범하다’는 지독한 규격 아래
해부되고 찔리며, 가장 비현실적인 문법으로
우리가 외면해온 현실의 ‘마디마디’를 아프게 증언한다.”
― 이소호 시인(『캣콜링』 저자)
여성의 몸은 언제부터 타인의 시선으로 규정되기 시작했을까. 그리고 우리는 왜 몸에 끊임없이 정상성과 비정상성을 규정해왔을까. 세상은 여자들에게 끊임없이 속삭인다. 언제나 ‘관리된 몸’과 ‘밝은 표정’으로 보기 좋게 웃으며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라고. 그러나 여기, 그 요구에 끝내 부합하지 못하고 자신의 자리에 가지런히 놓이기를 거부하는 여자들이 있다.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에워싼 딜레마 속에서 『오드바디』 의 인물들은 자신의 몸을 더 이상 그대로 두지 못한다. 해체되고, 변형되고, 끝내는 스스로를 밀어붙이는 몸들. 그 격렬한 신체적 발악은 단순한 기괴함에 머물지 않고 회복이라는 단어로는 쉽게 봉합될 수 없는 감각의 층위를 드러낸다. 이는 “스스로 잘라낸 자신의 일부를 들여다”보고, “다시 한 땀 한 땀 이어 붙여본 적”이 있을 때에만 비로소 감각될 수 있다. 여성성의 병리적인 불편함을 파헤치는 이 이야기들은 초현실적이고도 날카로운 상상력으로 그 집요한 지점을 끝까지 따라간다.
로즈 키팅은 수치심과 욕망, 고독이 뒤엉킨 몸의 진실을 거칠면서도 섬세한 결로 파고든다. 그의 문장은 극단적인 장면 속에서도 감각을 놓치지 않으며, 독자를 ‘몸’이라는 가장 ‘가까운 낯섦’으로 되돌려 놓는다. 신체와 존재 자체의 기이함, 그리고 여성이 되어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낯설고 공포스러우며 동시에 아름다운 경험인지를 탐구하게 한다.
자살하라고 부추기는 유령,
등 뒤에 날개를 이식하는 여자,
매일 아침 알을 낳는 웨이트리스.
이 이상한 여성들의 신체 경험은
우리 모두가 감당해온 몸의 기억을
기괴하지만 진실하게 비춘다.
복잡하고 불편한 욕망까지도 솔직하게 꺼내 보이는 로즈 키팅의 이야기는 독자가 눈을 돌릴 틈을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다. 소설 속 인물들은 기괴한 상황에 놓여 있으면서도 감각만큼은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꿈틀」에서 돌봄은 미덕이 아니라 서서히 자신을 잠식해가는 장치로 변하고, 「한입 가득」의 ‘나’는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충동을 멈추지 못한 채 공포와 욕망 사이를 위태롭게 오간다. 또한, 「파인애플」이 몸을 덧붙이고 바꾸며 ‘다른 존재가 되고 싶은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면, 「알껍데기」는 벗겨지고 노출된 몸을 통해 통제와 타자의 시선이 작동하는 방식을 기묘하게 비튼다.
이 작품들은 ‘이상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우리가 평소 외면해온 감정의 결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한다. 『오드바디』는 신체를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며, 설명되지 않는 욕망과 숨겨진 진실에 접근한다. 여기서 몸은 더 이상 안정된 경계가 아니라, 끊임없이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는 불완전한 장치에 가깝다. 인물들은 그 균열 속에서 힘없이 무너지면서도 끝내 버텨내고, 뒤엉킨 수치심과 욕망, 고독과 충동을 과감하게 꺼내 보인다. 기괴함은 장식이 아니라 방법이고, 불쾌함은 효과가 아니라 결과다. 결국 이 작품이 건네는 것은 이해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먼저 감각되는 진실이다. 익숙하다고 믿어온 세계의 표면을 미세하게, 그러나 되돌릴 수 없게 뒤틀어놓는 감각으로 감정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한다.
오드바디
꿈틀
한입 가득
벨라 루고시는 죽지 않았다
파인애플
청결 다음가는 것
퍼포먼스 노트
알껍데기
시험
채소
감사의 말
두 손이 비누로 만들어진 여자를 상상하자. 그는 손의 얼룩을 지우고 싶어 물을 튼다. 처음엔 향긋하고 예쁜 거품이 이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지만 곧 생각에 잠긴다. 도대체 어디서 멈춰야 한단 말인가?
로즈 키팅의 문장은 아름답고 상황은 만만찮다. 계속 죽으라고 속삭이는 유령, 퇴비 더미 욕조에 누워 딸이 먹이 주는 것만 기다리는 아버지, 매일 아침 가랑이 사이에서 나오는 끔찍한 알, 무관심한 남자친구를 매달고 여자들은 버틴다. 이들의 무력하거나 자기파괴적인 선택은 대개 기분 나쁜 질문으로 수렴한다. 누군가에겐 얼룩이 삶이라면? 씻어내면 스스로가 지워진다면? 이 곤란함 위에 우두커니 서서 더 나쁜 쪽으로 슬슬 미끄러지는 여자들을 바라본다. 임파워링, 파지티브와 거리가 먼 여자들. ‘너 자신을 사랑하라’라는 또 다른 신화에 반항하는 여자들, 납작 엎드려 모든 것을 내어주는 암컷들. 결코 롤모델이, ‘언니’가 될 수 없는 여자들과 만나는 일엔 가학과 피학으로 설명될 수 없는 찌릿한 기쁨이 있다. 망령처럼 기어들어 오는 이 얼굴들을 보라!
― 이희주 소설가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몸이 낯설었다.― 이소호 시인
책 속에서
당신은 이 일을 싫어해야 하는 걸 안다. 하지만 좋아한다. 계속 반복하다 보면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사람들의 말이 기나긴 기차 여행의 작은 덜컹거림처럼 당신의 뇌를 타고 넘어가고, 그 진동 때문에 당신은 잠에 더욱 깊이 빠져든다. 당신은 육체와 아주 멀리 떨어진 어딘가에 있다. 명상을 하면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생각한다. ― 「오드바디」, 18쪽
그의 목소리는 아마 이런 말을 할 것이다. “있지, 별일 없어?” 아니면, “용서할게.” 아니면, “지금 네 생각 중이야, 늘 네 생각을 해.” 아니면, “넌 도움 같은 거 필요 없어. 난 너한테 유령이 있는 게 좋아. 유령이 항상 거기 있는 게 좋아. 네가 유령을 끌어들일 정도로 망가진 게 좋아. 난 너의 흠이 좋아. 네가 내 동정심을 자극하고 내 마음을 약하고 아프게 만들 정도로 망가진 게 좋아. 난 네가 부적절할 만큼 자제력이 부족하고 상호 합의한 성인이면서 이기적일 만큼 경계를 지키지 않는 게 정말 좋아. 새로워. 난 네 마음을 존경해. 너무 절박해서 혐오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용감하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해.” 아니면, “그냥 농담이었어! 내가 빨아줄게!” ― 「오드바디」, 29~30쪽
로라가 삽을 들어 아버지의 몸 한가운데를 내리쳤다.
아빠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고, 그래서 삽이 아빠의 몸을 쩌억 쪼개는 소리가 아주 크게 들렸다. 아빠가 입을 쩍 벌린 채 로라를 올려다보았다.
“아팠어요?” 로라가 물었다. 아빠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 들이마셨다. 고개를 끄덕였다. 잘린 틈에서 액체가 배어 나왔다. 피, 평범한 피여서 로라는 깜짝 놀랐다. ― 「꿈틀」, 50쪽
“누군가랑 자고 싶다고 생각한 지 너무, 너무 오래됐어. 난 원래 스테이크를 좋아했지. 심장박동이 느껴질 것처럼 살짝 익히는 걸 좋아했어. 친구들이랑 식당에서 먹었었는데. 난 친구들이랑 식당에 다녔어. 넌 똥이 무슨 맛인지 아니? 난 알아. 안다고, 로라. 퇴비에 똥이 들어가니까.”
아빠가 로라의 허벅지로 스르륵 올라와서 그녀의 무릎 위에서 몸을 말았다. “나한텐 너밖에 없다.” 아빠가 말했다. 그 말이 비난처럼 들렸다. ― 「꿈틀」, 45~46쪽
나는 토대에 눕는다. 밑에서 유리 조각이 몇 개 부서진다. 블라우스를 들추고 배에 손을 얹는다. 평평하고 창백하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무해하다. 나는 선인장의 형태를, 해변에서 주워 온 돌멩이의 단단함을 느껴보려 하지만 둘 다 나를 두고 떠났다. ― 「한입 가득」, 67쪽
“당신은 나를 아프게 하고 싶겠죠.” 그가 말한다. “곧장 이를 박고 싶겠죠.”
“아니에요.” 내가 말한다. 정말 아니다.
“괜찮아요. 나도 나쁜 사람이에요. 난 끔찍한 짓을 했어요.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당신은 상상도 못 할 거예요.”
나는 ‘난 나쁜 사람 아니에요’라고 말하려 하지만 그 말이 안 나온다. ― 「한입 가득」, 73쪽
막 결혼한 남자들의 유연하고 햇볕에 탄 근육이 좋았고 눈가 주름과 처진 가슴도 좋았다. 얼굴은 매혹적이었다. 늘 너무나 화가 나 보였다. 아래에 깔린 여자의 몸속으로 들어갈 때 입가가 뻣뻣하고 분노에 차 있었다. 젠은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했다. 아름다운 아내가 있었을까? 완벽한 아이들도? 밑에 깔린 여자들을, 그들의 수수께끼를, 그 수수께끼가 파괴되는 것을 싫어했을까? 스스로가 싫었을까? ― 「파인애플」, 116쪽
“난 5년 동안 엄마랑 말을 안 했어요. 지난 8월에 데이비드 번 콘서트에서 바지에 오줌을 쌌고요. 가끔 자위할 때 옛날에 체육을 가르쳐주셨던 로너건 선생님을 생각해요. 나는 내 땀 냄새가 정말 좋아요. 열일곱 살 때 묘지에서 꽃을 훔쳐서 길 아래 피시 앤 칩스 가게에서 일하는 여자애한테 줬어요. 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사실 이해가 안 가요. 한번은 술에 취해서 파라세타몰을 여러 팩 삼켰다가 내가 슬픈 게 아니라 지루하다는 걸 깨닫고 억지로 다 토했어요. 와인은 전부 맛이 똑같은 거 같아요.” ― 「파인애플」, 132쪽
캐서린은 새벽 다섯 시에 밖으로 나가 동네를 달리고, 명상하고, 떠오르는 태양의 색을 관찰했다. 옅은 호박색에서 그을린 주황색으로, 또 짙은 빨간색으로 변했다. 정육점 진열장 같은 색의 하늘.
그녀는 하늘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생각했다. 메모장에 자기 생각을 적었다. 캐서린은 감사함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했다. 그런 다음 “나는 감사한다”라는 말을 서른 쪽에 걸쳐 반복해서 썼다. ― 「청결 다음은」, 159쪽
바깥으로 나오니 빛이 유백색이고 무척 밝았다. 캐서린이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길 건너에서 군중이 부풀었다가 흩어지고, 다시 합쳐졌다. 그렇게 부풀었다 줄어드는 군중 사이에서 바닥에 떨어진 밤색 자국이 보였다.
캐서린이 길을 건너 자국을 따라갔지만 곧 주변 사람들의 리듬에 삼켜졌다. 그녀는 자기 발자국을 되짚으려 애쓰며 인도를 살펴보았다. 가죽 단화와 첼시 부츠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 「청결 다음은」, 168쪽
그녀는 침대 옆 작은 책상에서 윤활제를 꺼냈다. 손바닥에 차갑고 투명한 윤활제를 조금 짜서 속옷을 내리고 음순을 벌렸다. 접힌 살결이 건조하고 예민했고, 윤활제를 밀어 넣기 시작하자 차가운 감촉에 놀란 피부가 움츠러드는 것이 느껴졌다. (…) 알이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점점 커지는 압력 때문에 얼굴을 찡그렸다. 양손으로 주먹을 쥐면서 힘껏 밀어냈다. 근육이 경련했고, 알이 질 내벽을 따라 매끄럽게 내려왔다. 알은 크고 단단했지만 늘어나는 통증은 거의 없었다. ― 「알껍데기」, 196쪽
“당신이 말하는 식으로 기분이 좋진 않을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존이 얼굴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양들한테 그게 무엇인지 이해해야 돼요. 변화, 일종의 변화죠. 나쁜 일이라고 해도 황홀한 기분이 들 거예요. 나쁜 변화라 해도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 「채소」, 249~250쪽
브리짓이 몸을 폈다. 그녀는 양의 목이 시작되는 부분에 칼을 대고 칼날 끝을 목 아래로 향했다.
브리짓이 칼을 눌렀다. 젤리를 자르는 것처럼 칼날이 쉽게 들어갔다. 쇄골부터 사타구니까지 깔끔하고 곧은 선을 그리며 갈랐다. 양이 한숨을 쉬었다. 파들거리며 만족스러운 듯한 소리를 냈다.
브리짓이 절개선을 잡아서 벌렸다. 상처 안으로 손을 넣어 부드러운 겹겹의 살 사이에서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손가락 끝에서 양의 고동을 느꼈다.
그녀가 최대한 조심스럽게 내장을 들어 올렸다. ― 「채소」, 253쪽
아일랜드 워터포트 출신의 작가.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UEA)에서 문예창작 산문 소설 석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메리앤 키예스 젊은 작가상, 핫 프레스 라이트 히어, 라이트 나우 상을 받았다. 2022년 아일랜드 예술위원회의 어질러티 지원금을 받아 데뷔 단편집을 완성했다.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 『너무 늦은 시간』 『푸른 들판을 걷다』, 조지 오웰의 『조지 오웰 산문선』, 루이자 메이 올콧의 『작은 아씨들』, 앤 나폴리타노의 『헬로 뷰티풀』, 폴 린치의 『예언자의 노래』, 도나 타트의 『황금방울새』, 마틴 푸크너의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 올리비아 랭의 『정원의 기쁨과 슬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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