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충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습니다. 충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신석정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2006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자연을 인간처럼 이해하고, 인간을 자연처럼 이해하는 시인으로 알려진 그의 시와 산문에서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고 맑은 통찰의 눈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시집으로 《접시꽃 당신》, 《흔들리며 피는 꽃》, 《해인으로 가는 길》,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등이 있습니다. 동시집 《누가 더 놀랐을까》, 동화 《나무야, 안녕》, 그림책 《도종환 시인의 자장가》, 《병아리 싸움》 등을 냈습니다.
숲은 제게 청안(淸安)한 삶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숲에서 청안한 삶에 대해 배운 뒤부터 저의 인사법은 "청안하신지요?" "청안하시길 바랍니다." 하고 바뀌었습니다. 이 책에 있는 글이란 것도 사실은 그대가 청안하시기를 바라는 제 소망의 편린일 뿐입니다.
그대가 이 숲에 오신다면 청안하게 살고 싶어지실 것입니다. 지친 그대가 이곳에 오신다면 숲의 나무들이 일제히 일어서서 나뭇잎을 흔들어 박수를 치며 그대를 받아줄 것입니다. 그대가 이곳에 올 때는 바쁜 걸음으로 산을 넘어오겠지만 돌아갈 때는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분주한 마음으로 제 문학의 숲에 오셨다가 고요해진 마음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대 혹시 사막에 계시지 않는지요? 한 손에 경전을 들고 일사불란하게 지도자를 따라가면서도 불안함을 떨칠 수 없어 다른 손에 무기를 숨겨둔 채 살고 있진 않는지요? 지켜야 할 수많은 계율이 있고 도처에 원수가 숨어 있으며 경쟁과 싸움을 피할 수 없어서 불안하다면 그대는 사막에 있는 것입니다. 숲에는 원수가 없습니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