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의 수컷들, 난장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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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천명관이 4년만에 발표하는 장편소설. 전작에서 '브루스 리'를, '육체 노동자'를 소환했던 그가 사내 냄새 나는 블랙코미디로 돌아왔다. 정식 조직원을 꿈꾸는 어린 건달 울트라. 사설경마에 투자한 두목의 심부름으로 말을 손 보러갔다 우연히 종마를 훔쳐와 몰래 키우게 된다. 그런데 그 종마가 무려 35억짜리일 줄이야. 울트라는 종마를 끌고 도주하기 시작하고, 밀수 다이아몬드를 노린 각지의 건달과 양아치가 울트라를 향해 모여든다. 건달, 양아치, 삼류 포르노 감독, 대리 운전사, 사기꾼, 마사지사 등 밑바닥 군상들이 대단할 것도 없는 인생을 걸고 도박을 시작한다.
영상 속 대사처럼 빠르게 전개되는 '말'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구라'와 허세. 욕설로 이루어진 대화는 이 무수한 군상들의 캐릭터를 선명하게 만든다. 비열한 세상 속에서 오직 목표물만을 향해 돌진하는 지질한 난장이 경쾌하게 맞부딪힌다.
- 소설 MD 김효선 (2016.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