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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문학공간」으로 등단한 이청림 시집. 시리고, 저리고, 고달픈 가시덤불 속에서 스스로의 껍질을 벗어 던지고 존재의 속살을 빚어내려는 시인의 의지가 총 6부로 나누어 실려 있다.
☞오늘의 시 한 편!
찢긴 교과서 갑자기 환해져, 얼굴 낸다
레인지에 불 댕기니 새삼 눈물은
오늘 뜯긴 머리엔 독기 오른 증오가 칼처럼 날카롭다
부어 터진 입술이 비명 지르며 시퍼렇다
'쫑난 지 오래야'
집에 달아 맨 마음이야 애초에 버렸고
짧게 올린 치마 속 어마 얼굴은
치마 찢긴 그날,
오토바이 바퀴에 굴렀던 바람에 쓰러지더니
눈길 한번 없이 달아나 버렸다
남은 건 유혹해 쓰러뜨릴 세상,
열여섯 나이에 걸린 저 거리는 그래서
바람만 내처 불어대고 있었다
그래 햇살은 더더욱 쉽게 바스러졌다
아빠가 부서지고
엄마가 굴렀던, 음습한 길위에서
두려움도 떨면서 바람에게 휩쓸려 누운 지 오래
교문 밖 길위에서는
허옇게 뜬 해가 푸석이며
허물어져 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