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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시인의 시집 『사람을 훔쳤다』는 자신을 부려놓은 삶의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바다 건너나 우주로까지 아주 멀리는 나가지 않고, 마음과 몸이 견디며 바라볼 수 있는 가시거리 안쪽에서 시의 뿌리를 캐낸다. 거기에는 자연이 있고, 이웃이 있고, 시대 현실이 두루 드러나 있지만 시인은 이 모든 대상들을 부정보다는 긍정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한 사람의 눈이 곧 그의 마음과 통한다면 이러한 시인의 시작법은 전략이나 소신이 아니라 타고난 천성에 한결 더 가까운 듯하다.
김종우 시인의 시는 위안과 희망을 준다. 시인의 시들에는 현실이 아무리 살벌하고 팍팍해도 그래도 살아볼 만하다는 자기 토닥임이 있다. 시를 두고 문학성을 따지는 노릇이 무슨 소용인가. 시에 이론이 왜 필요한가. 애꿎은 독자가 시를 이해해 보려고 왜 머리 아파야 하는가. 사철 시린 가슴에 따스한 불씨 하나 심어주고, 아프지 말라고, 일상에 지친 귓전에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고, 작고 여린 것들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일. 시는 그러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