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과 '짜증 나'를 빼고 감정을 설명하는 법"
김영하 작가는 강의에서 만난 학생들에게 졸업할 때까지 "짜증 난다"는 말을 금지 시킨다고 한다. 결결이 다른 감정을 짜증 난다는 말로 '퉁치면'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인지할 수 없어 기분만 불쾌해진다는 이유에서다. 말은 상태를 재정의하는 힘이 있다. '대박'과 '짜증 나'를 번갈아가며 읊조린 하루, 자기 전 돌아보면 왠지 2차원의 세계에서 납작한 감정만 소모한 기분이다.
이 책은 압축팩에 눌러진 것 같은 감정의 말 그릇에 후후 바람을 넣어 부피를 만들어낸다. 181가지 상황별로 1000개가 넘는 감정 어휘를 다루며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에 적절한 이름을 찾아 연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풍성한 어휘들로 내 감정을 돌보다 보면 상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보다 나은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우리가 오랫동안 이성을 떠받드느라 감정을 뒷전으로 생각해왔지만, 감정이야말로 "내 인생의 징후"라고 말한다. 재난의 사전 예방도 행복의 극대화도, 징후에 대한 정교한 파악으로 가능할 것이다.
- 인문 MD 김경영 (2022.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