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공간은 어떻게 변화할까"
작년에 가구 판매량이 늘었다는 기사를 봤다. 재택근무하는 이들이 늘었고, 집에 오랜 시간 머물다 보니 가구가 눈에 들어왔고,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일각에선 멀지 않은 미래에 여의도와 역삼의 땅값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재택근무가 본격화되면 사무실 의존도가 낮아지고, 회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들의 땅값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생활상과 공간은 당연히 적극적인 변화를 주고받는다. 코로나 이후, 우리가 사는 이 공간들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많은 이들이 궁금해할 이 주제에 건축가 유현준이 발 빠르게 통찰력 있는 답을 가져왔다.
교육 공간, 거주 공간, 사무 공간, 상업 공간 등 그는 우리 생활에 밀접한 공간들의 미래 모습을 여러 방면으로 추측한다. 개별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 거실과 방이 합쳐진 형태의 집 실내, 맞춤 교육 과정이 있는 학교 등 예측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하지만 미래는 고체형이 아니다. 물론 책엔 합리적 근거가 꼼꼼히 기술되어 있지만 유현준은 자신이 "거짓 선지자"가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내놓는 이유에 대해 그는 "더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다각도에서 예측할수록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흔들림은 언제나 위기와 기회를 함께 품고 있다. 이 책은 기회에 힘을 싣는다.
- 인문 MD 김경영 (2021.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