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사전> 출간 후 10년, <한 글자 사전>으로 독자들에게 따스한 안부를 건넨 김소연 시인이 1년 만에 다시 새로운 산문으로 독자들 앞에 섰다. 누군가의 주장을 듣고 있을 때보다 누군가의 하루를 지켜볼 때 더 크게 설득되고 더 큰 경이감을 느껴본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직접 만났거나 직접 겪었던 일들만을 집필했다. 그렇게 시인의 바람과 다짐으로 엮어진 글을 모아 <나를 뺀 세상의 전부>에 차곡차곡 담았다.
친구로부터 선물받은 기타를 어설프게 연주하다 처음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던 간절한 순간을 떠올리고, 팔순 엄마와 마주앉아 김장을 담근 날, 수육 대신 치킨을 배달시켜 겉절이와 함께 먹으면서 여자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홋카이도 여행 중 우연히 만난 연인을 보며 이방인을 즐거이 환대하는 법을 배우는 보통의 일상들. 시인은 직접 경험한 사소한 하루하루와 직접 만난 소중한 사람들에 관해 섬세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너무 익숙해서 소홀하게 지나쳐버린 삶의 조각들을 다시 바라보게 되고, 그 소소한 부분들이 모여 지금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려 깊어서, 고와서 읽고 또 읽게 되는 문장들, 삶의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찬 이 책을 다른 누군가에게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