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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과 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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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선과 랄프 - 기꺼이 서로를 살게 하는 사랑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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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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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4쪽
    • 140*200mm
    • 291g
    • ISBN : 9791193300800
    주제 분류
    편집장의 선택
    편집장의 선택
    그 시절, 가장 환한 두 사람
    전쟁 중에 찍힌 한 장의 사진. 면도 중인 미군 병사 랄프를 바라보며 한국인 여성 유선이 환하게 웃고 있다. 70여 년 뒤 이 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사람들은 유선의 얼굴에 오래 시선을 두었다. 당시의 사진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거리낌 없이 활짝 웃는 얼굴이었다. 누군가는 AI로 만든 사진이 아닌지,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닌지 의심했고, 누군가는 두 사람이 얼마나 사랑했기에 저런 표정이 남을 수 있었을지 궁금해했다. 수백만 명이 매료된 한 장의 사진 앞에서, 두 사람의 아들 찰리 스미스에게는 조금 다른 질문이 시작됐다. 사진 속 젊은 부모는 어떤 시간을 지나 저렇게 웃고 있었을까.

    한국전쟁은 유선에게 가족과 고향을 앗아갔지만, 그 한복판에서 유선은 낯선 나라에서 온 군인 랄프를 만났다. 말도 국적도 달랐던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고, 전쟁이 끝난 뒤에도 부산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다시 한국과 미국, 독일을 오가며 함께 살아갔다. 그러나 사진 밖의 삶이 언제나 아름답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국제결혼을 향한 차가운 시선과 인종차별, 이민자로서의 외로움, 생사조차 알 수 없었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두 사람의 삶에 겹쳐 있었다. 찰리 스미스는 부모가 남긴 수백 통의 편지와 빛바랜 사진, 자신의 기억을 하나씩 맞춰가며 그 웃음 뒤에 놓여 있던 삶을 복원한다.

    역사는 전쟁이 언제 시작되고 끝났는지를 기록하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하고 가족을 이루고 살아냈는지까지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 <유선과 랄프>가 들여다보는 것은 바로 그 시린 역사를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전쟁으로 가족과 헤어지고 또 다른 가족을 만든 유선, 그의 곁을 지킨 랄프, 그리고 일흔이 넘어서야 부모의 젊은 날을 다시 만난 아들. 그렇게 그들의 시간을 읽고 나면 우리는 처음의 사진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 알라딘 에세이 MD 박진희 (2026.09.22)
    6·25전쟁 76주년 기념특별기획전《그날, 나의 일상은 전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