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나는 새벽에 일어나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다. 아직 세상이 잠들어 있는 시간에 혼자 깨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상하게 마음이 든든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은 '뿌듯함'이었다. 남들보다 먼저 무언가를 했다는 작고 단단한 만족감! 삶을 조금 더 오래 살아보니 그 감정에 다른 이름을 붙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름은 '수고'다. 그런데 세상은 모든 수고에 고개를 끄덕여주지 않는다. 같은 땀을 흘려도 어떤 수고는 스쳐 지나가고, 어떤 수고는 오래도록 남아 사람을 움직인다. 그 차이를 가르는 건 수고에 깃든 서사와, 거기 새겨진 정성의 깊이다. 한 걸그룹이 "사실, 저희는 하루도 스케쥴이 없었던 적이 없어요."라고 말했던 것도 그래서 인상적이다.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How hard) 일했는가가 아닌 무엇을 위해(What for) 그토록 수고했는가이다. 그 물음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이 있지 않을까.
AI가 단 몇 초 만에 모든 것을 만들어내고 개인조차 거대 기업의 역할을 해내는 시대에, 사람들은 왜 역설적으로 다시 '인간의 손길'을 찾아 헤매는가. 답은 명확하다. 모든 것이 가벼워지고 쉬워질수록, 한 땀 한 땀 구슬땀을 흘리며 정성을 쏟아부은 인간 고유의 냄새는 대체 불가능한 희소성을 갖기 때문이다. 기술이 효율을 완성할 때, 가치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서사가 담긴 수고 뿐이다.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가 나아갈 가장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거대한 문명의 전환기 속에서 타인이 짜놓은 판에 갇힌 '사본인간'이 아닌, 나만의 진정한 가치를 입증하는 '원본인간'으로 바로 서는 길을 말이다. 구슬땀의 가치를 아는 당신, 오롯이 나만의 서사를 써 내려가며 이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한 걸그룹이 수많은 아이돌 사이에서 유독 다른 울림을 주는 까닭은, 시스템의 매끄러움 뒤에 가려지지 않은 특유의 '사람 냄새'가 온전히 작동했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자동화되는 AI 시대에, 역설적으로 우리가 가장 갈증을 느끼고 끝내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바로 이 지독하게 인간적인 '사람 냄새'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