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디한 관광 사진집과 완전히 결을 달리하는 90년대 쿠바의 가장 솔직하고 치열한 사회학적 다큐멘터리 아카이브입니다.
무너져가는 아바나의 콘크리트 건물들, 빛바랜 침실 속 연인들, 텅 빈 거리에서 이방인을 바라보는 거친 눈빛들을 다룹니다. 카바도는 쿠바인들의 가장 사적인 공간까지 깊숙이 침투하여 90년대 쿠바의 공기를 그대로 정착시켰습니다.
'거친 입자감(Grain)'과 '극단적인 로우키(Low-key) 라이팅'의 교과서로 통합니다. 플래시를 배제하고 오직 공간에 스며드는 날카로운 자연광과 어둠을 활용하여 인물의 심리 상태를 시각화했습니다. 90년대 아날로그 흑백 필름 고유의 묵직하고 서늘한 계조는 왜 수많은 다큐멘터리 작가들이 이 책을 레퍼런스로 삼는지 증명합니다.
파블로 카바도(Pablo Cabado)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의 거장으로, 인간 실존의 고독과 역사적 격변기를 살아가는 소외된 인간 군상을 거칠고도 아름다운 프레임으로 잡아내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입니다. 구겐하임 펠로십 등을 수상하며 중남미 현대 사진사에서 독보적인 학술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진가가 쿠바의 화려한 올드카와 유쾌한 시가 연기를 찍을 때, 카바도는 90년대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극심한 경제난(고난의 시기, Período especial)을 겪던 쿠바인들의 날 것 그대로의 우울, 결핍, 그리고 그 속에서 꿈틀거리는 본능적인 생명력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