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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프레들랜더가 1979년부터 1988년까지 약 10년 동안 미국 전역과 홍콩 등을 누비며 도시의 공공장소에 새겨진 스크래치, 그래피티, 상업 간판, 포스터 등의 '글자'를 수집한 위대한 시각적 저널입니다.
책의 페이지가 넘어가는 흐름이 마치 재즈(Jazz)의 리듬과 같습니다. 첫 파트는 알파벳 A부터 Z까지 단 하나의 글자가 채워진 프레임으로 시작합니다. 그다음은 숫자 1부터 10, 이어서 단어, 마침내 거리의 청춘들이 스프레이로 갈겨쓴 분노, 정치적 메시지, 그리고 슬프고도 내밀한 사랑의 문장들로 발전합니다.
가로세로 35cm가 넘는 압도적인 판형과 밀란의 Amilcare Pizzi사에서 정교하게 찍어낸 트라이톤(Tritone) 인쇄 품질은 흑백 은염 사진 특유의 부드럽고 묵직한 계조를 극상으로 표현합니다. 프레임 안에서 글자와 인물, 왜곡된 그림자가 다층적으로 겹쳐지는 레이어드 구도(Surgical Framing)는 현대 스트리트 스냅, 타이포그래피, 그래픽 디자인, 혹은 '일상의 소음을 예술로 격상시키는 프레임 워크'를 공부하는 프로 포토그래퍼들에게 영원한 마스터피스 레퍼런스 북이 됩니다.
리 프레들랜더는 가리 위노그랜드, 다이안 아버스 등과 함께 1967년 MoMA의 역사적인 전시 《New Documents》를 통해 현대 사진의 판도를 바꾼 미국의 거장입니다. 그는 도시의 시각적 혼란, 쇼윈도에 비친 반영, 복잡한 거리 구도를 천재적인 레이아웃으로 포착하며 맥아더 펠로십, 구겐하임 상을 휩쓴 거인입니다. 프레들랜더는 길거리의 사소하고 평범한 풍경을 완벽한 예술적 구조물로 변환시키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그의 작업은 워커 에반스(Walker Evans)와 헬렌 레빗(Helen Levitt)의 정통 스트리트 사진 계보를 잇고 있습니다.
* 하단에 서울사진교육원 도장이 찍혀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