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의 광장엔 많은 만남들이 있었다. 청년 여성과 농민, 성소수자와 노조원들... 서로를 감동케 한 이 알아봄과 연대의 와중엔 눈에 띄는 재미난 개별의 만남 또한 있었으니, 바로 일리아스 덕후가 서양 고전 교수에게 발견된 건이었다. 이들의 만남은 즉시 SNS 상에서 화제가 되었고, 이 이야기가 발단이 되어 일리아스 덕후는 자신이 덕질한 <일리아스>의 번역자인 이준석 교수와도 연이 닿는 성덕이 되는데...
이 책은 바로 그렇게 서로를 알게 된 덕후 하길과 이준석 교수가 인연을 이어가며 함께 만든 작업물이다. 책엔 일리아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 겨울 광장에서 이들이 생각하고 느낀 것들, 역사의 이야기, 정치에 대한 생각이 모두 들었다. 그 겨울의 생생한 분노와 감동, 우연과 인연, 투쟁과 연대, 그리고 이 사이에 흐르는 일리아스의 이야기가 책장을 쉼 없이 넘기게 만든다.
12월 3일 계엄 직후 국회로 뛰쳐나간 하길과 남태령의 아스팔트에 분필로 무지개를 그리던 이준석 교수. 서로를 만난 뒤 한 사람은 일리아스에서 뻗어나가 희랍 고전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또 한 사람은 배움이 소외된 대학에서 느끼던 자괴감을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광장의 만남을 통해 털어내게 되었다. 좋은 만남은 서로를 변화시킨다. 이 변화의 에너지에 독자들 또한 닿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