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도 잠든 깜깜한 밤, 마을버스에서 ㄹ이 사라졌다. 운전사 곰 아저씨는 재활용 더미에서 꺼낸 작은 나무 창틀을 ㄹ이 사라진 자리에 붙인다. 이제 마을버스는 '마음버스'가 되었다. 마을을 달리는 아침, 날마다 같은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버스를 탄다. 장사하러 가는 할머니 할아버지, 일하러 가는 아저씨 아주머니. 맨날 얼굴을 보는 사이지만 모두 말없이 창밖만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이 차는 마을버스가 아니라 '마음버스'. ㄹ 자리에 붙인 나무 창틀이 덜렁거리자 차를 천천히 운전하는 곰 아저씨, 그리고 열린 창문으로 날아들어 사라락 사람들에게 내려앉는 꽃잎, 밤톨머리 아이가 또박또박 읽는 광고 문구, "마, 음, 에, 도, 꽃, 이, 피, 었, 어, 요." 모두의 마음이 들썩거린다. 화사한 봄바람이 마음에 불어온다. <겁보 만보>, <무적 말숙>의 김유 작가의 따뜻한 글에 <만화 그리는 법>, <왜 우니?>의 소복이 작가가 다정한 그림을 더해 모두의 마음에 꽃을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