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텍스트는 문학이다" 선언하며 새로운 문학잡지가 독자에게 선을 보인다. 하나의 내i가 다른 나i와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에픽epiic>이다. 서사를 아우르고자 하는 야심찬 기획, 논픽션의 약진이 눈에 띈다. 오빠를 잃은 정지향의 세계가 남편을 잃은 심명빈의 세계를 자조모임에서 만나 공명하는 이야기 i + i를 시작으로 <대리사회> 김민섭, <기억의 전쟁>의 감독 이길보라, <금요일엔 돌아오렴>의 김순천이 그들이 해오던 작업의 연장선상을 주제로 한 논픽션을 실었다. 형제복지원을 다룬 소설 <은희>와 선감학원 피해생존자의 구술을 기록한 <아무도 내게 꿈을 묻지 않았다>를 함께 읽는 오혜진의 1+1 리뷰 등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소설과 그래픽노블을 같은 파트로 묶은 구성도 눈에 띈다. 장르와 작법을 넘나들며 개성있는 서사를 발표해온 작가들, 김혜진, 서장원, 이기호, 이산화, 정지돈, 의외의사실이 각자의 다채로움을 녹인 이야기를 선보인다. 홈페이지 (https://epiic.kr/ )를 통해 듣는 이야기를 만날 수도 있다. 매 계절을 밝힐 반가운 읽을거리와 함께, 문지혁 편집위원의 말로 인사를 대신한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