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보니 지난 2011년 <한국의 나무>가 나왔을 때 “이 정도의 도감이 다시 나오기 위해서는 또 10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며 그 10년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충만하기에 아쉽지 않다고 적었던 기억이 난다. 7년 만에 뒤를 이어 나온 <한국의 들꽃>을 두고도 같은 말을 할 수밖에 없겠다. 물론 뒤이어 나올 <우리의 산꽃>이 기다리고 있으니, 이번에는 10년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되겠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습지, 해변 또는 길가, 농경지, 민가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1140분류군의 초본식물”을 담은 도감이다. 특히 도심 보도블록 사이에서 자라나는 개미자리, 마디풀, 비노리 등이 반갑고, 아파트 단지에서도 만날 수 있는 구슬붕이, 서울제비꽃 등은 정겨운 기분까지 전한다. 지난 20여 년 동안 촬영하여 선별한 4600여 장의 사진은 꼼꼼하기 그지없을 뿐 아니라, 촬영장소와 촬영일자를 함께 짚어가며 도감에서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니, 그야말로 독보적 도감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