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어떤 봄은 흐르지 않고, 문장이 된다
사소한 날들이 모여 완성하는 가장 구체적인 봄
세상이 온통 꽃과 시작을 이야기할 때, 자기만의 방에서 ‘진짜 봄’을 기록한 사람들이 있다. 스물두 명의 저자가 온몸으로 봄을 통과하며 남긴 그 예순여섯 편의 기록을 엮었다. 가장 솔직하고 정직한 형식인 일기로 쓴 이야기들은 봄이라는 계절을 막연한 낭만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대신 봄볕 아래서 더욱 짙어지는 그림자와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 남은 구체적인 생활을 가만히 어루만진다. 만개한 꽃보다 더 뭉클한, 묵묵히 견디고 살아내는 이들의 체온으로.
저자들은 낡은 재킷의 보풀, 끈적하게 남는 스티커 자국, 귤껍질 안쪽에 붙어 있는 귤락 같은 사소한 것들이 어떻게 봄날을 지탱하는 단단한 힘이 되는지 보여 준다.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거창하고 위대한 무엇이 아니라, 이토록 시시콜콜한 것들이라고 말한다. 타인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짜릿한 즐거움 끝에, 우리는 결국 자신의 봄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면서 봄날 한철을 살아낼 구체적이고 다정한 위로를 얻는다. 축축한 마음을 뽀송하게 말려주는 봄바람같은.
일기를 펼치며
이소호
들여쓰기 없이 첫 문장 시작
그레이 블루지
가장 보통의 가족
배동훈
끝없는 봄
맨손 자전거의 계절
꼬리의 뜻
김연덕
봄 재킷
여행과 봄
생일
손미
손바닥
목소리
마음 한 알
원지해
빛 명상
구애
사랑과 방법
김이섬
ISBN과 귤
돌을 던지면 밤 전체가 울렸다
그린 룸
김지은
건너편 악몽으로부터
○○ 구판본 구합니다
뾰족 귀 강아지
이해
泣かないで
안녕, 발목에 닿는 친구
생일 증후군
안병현
귤락
가이드라인
살아 있는 영혼을 발설하기
오영미
살은 쪄도 맥주는 마시고 싶어
벚나무 아래에는
나의 하나뿐인 봄에게
채수빈
나의 문우 솔민에게―세 번째 교환 편지
나는 수줍어서 그 어깨를 안아준 적이 없었다
사랑하는 아빠에게
이현호
어떤 봄은 안녕보다 길다
어떤 봄은 영원보다 길다
스티커
윤지슬
구멍
당신의 그늘
그림자 만지기
이혜미
꽃과 우울의 계절이 날개를 펼 때
잃어야만 가질 수 있는 것
얼마나 지독하니, 사랑 냄새가
연리
물감을 기다리는 중
왜 일기는 자주 편지가 될까
만난다
권누리
스프링 실루엣(Spring Silhouette)
축하 일기
퀴즈 쇼와 나날
배희은
32살의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나는 왜 이럴까
4월엔 친구들의 생일이 많다
김다일
걷는 사람의 절벽
오고 있다
크레이프 케이크
소운
미도착
시차
잔상
윤현준
누군가는 여전히 당신을 견디고 있다
봄은 점점 짧아질 것이다
봄과 개
정민서
봄을 기다리는 동안 내가 했던
모래성
금목서
최다운
겨울의 해는 수줍음이 많고 우리의 봄은 당차다
자유의 색은 진한 귤색
오늘 날씨 : 화창한 만남
봄을 읽고, 만들고, 나누는 사람들
작가, 독자, 편집자, 북인플루언서가 함께 쓴 봄의 무늬
봄이 깊어져 갈수록 세상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조도를 높인다. 얼었던 땅이 녹고 꽃망울이 터지는 그 풍경 앞에서 희망을 말하는 일은 봄을 맞이하는 가장 익숙한 습관이다. 하지만 각자의 방문을 걸어 잠그고, 홀로 마주하는 봄의 민낯은 그리 화려하지만은 않다. 세상이 환해질수록 누군가의 그늘은 더 짙어지고, 꽃이 피어나는 소란 뒤에는 반드시 꽃이 지는 쓸쓸함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스물두 명의 저자가 함께한 『좋은 것들은 이토록 시시콜콜』은 바로 그 봄의 진짜 얼굴을 채집한 기록이다. 직업도, 나이도, 사는 곳도 다른 저자들은 ‘일기’라는 가장 솔직하고 정직한 형식을 빌려 각자의 봄을 통과한다. 온몸으로 봄이라는 계절을 마주하며 남긴 예순여섯 편의 기록은 막연한 낭만 대신, 손에 잡힐 듯 거칠고 생생한 삶의 물성을 품고 있다.
‘일기’는 동음이의어가 많은 단어다. 일기라는 말들에는 일기를 일기로 만드는 여러 표정이 숨어 있다. 날마다 적는 일기는 그날의 공기와 마음의 날씨인 일기(日氣)을 담는 그릇이다. 밤마다 단숨에 써 내려가는 일기(一氣)의 기록이자, 오늘 위에 세우는 작은 기념비 하나(一基)이기도 하다. 그렇게 생의 한 시절, 즉 일기(一期)를 건너며 남기는 이 흔적들은 결국 우리가 하루하루 쌓아 올린 삶의 두께이고, 거기에 우뚝한 마음의 탑이 된다.
스물두 명의 저자가 하루하루 쌓아 올린 이 탑의 재료는 매끈하기만 한 대리석이 아니다. 낡은 재킷의 보풀, 퇴근길 택시 차창 밖의 풍경, 떼어 내도 끈적하게 남는 스티커 자국, 귤껍질 안쪽에 붙어 있는 귤락 같은 것들이다. 저자들은 그토록 사소하고 연약한 것들이야말로, 우리 삶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실체임을 이야기한다.
누군가에게는 꽃놀이를 가는 계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여느 때처럼 치열하게 견디고 살아내야 하는 현장인 봄. 저자들이 포착한 그 봄의 정경은 놀라울 만큼 구체적이다. 벚꽃 대신 비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낯선 도시에서 이방인의 고독을 감각하고, 도서 물류센터의 난로 앞에서 언 손을 녹이며 노동하는 봄을 적는다.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의 희미해지는 기억을 붙잡으며 봄을 맞이하는 손녀, 먼저 떠난 아버지를 향해 부치지 못할 편지를 쓰며 ‘살아 있는 게 곧 기억하는 일’임을 되새기는 딸, 도심 한복판에서 마주한 죽은 고라니와 이별을 겹치는 마음, 택시 안에서 기사님이 건네는 사탕 한 알에 기대어 울음을 삼키는 퇴근길의 모습은 우리들 삶과 아주 가까이 맞닿아 있어서 더욱 먹먹하게 다가온다.
김이섬 시인의 문장에서 빌린 책 제목은 이러한 이야기들의 핵심을 꿰뚫는다. 거창한 성공이나 깨달음은 봄바람처럼 금세 날아가 버리지만,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루틴과 작고 다정한 물건들은 끝내 우리 곁에 남아 내일을 살게 한다. 헌책방의 묵은 종이 냄새, 우연히 발견한 귤 한 알, 친구와 나누는 싱거운 농담, 낡은 이불의 익숙한 감촉까지. 책장을 한 장 두 장 넘기다보면,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이 ‘시시콜콜한 것들’이 실은 삶의 슬픔을 견디게 하는 가장 강력하고 다정한 방패라는 생각이 든다.
내밀한 각자의 방에서 쓰인 이 이야기들이 책이라는 문을 열고 바깥세상으로 나간다.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짜릿한 즐거움 끝에, 우리는 결국 자신의 지난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좋은 것들은 이토록 시시콜콜』은 ‘봄(spring)’과 ‘봄(seeing)’에 관한 책이자, ‘바라봄’에 관한 책이다. 타인의 일기장 너머로 흐르는 봄을 보고, 그에 흔들리는 마음을 보고, 마침내 자신의 봄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잠시 숨을 고르면 ‘바라봄’은 곧 ‘바라, 봄’, 즉 우리 곁에 따뜻한 봄이 오기를 바라는 기도가 되기도 할 테다. 스물두 명의 우리가 각자의 방식으로 앓고, 견디고, 사랑하며 통과한 이 봄의 기록이 당신의 봄에 봄바람 같고 봄비 같은 안부로 가 닿기를 바란다.
“너를 만났고, 너라는 사람에 대해 다 알고도 단 하나도 몰랐다. 그날 나는 그냥 그 거짓말을 믿기로 했다. 망할 줄 알면서도.” _이소호, 「들여쓰기 없이 첫 문장 시작」에서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지도 못한 채, 급히 가야 할 목적지가 있는 것처럼 오르막 끝만 보고 걸었다. 경사로 옆에 있던 단단한 바위도 이 손을 잡으면 피가 돌 것 같았다.” _손미, 「손바닥」에서
“사랑을 이해하고 싶지 않다. 사랑이라는 말에 속절없어지니까, 쉬운 사람이 되어 버리니까. 나만 노력하는 사랑은 너무 힘드니까.” _원지해, 「사랑과 방법」에서
“차라리 아무것도 못 본 사람이 되고 싶어서, 씻기고 싶어서, 씻어 내리고 싶어서. 누군가 꿨을 악몽을 내가 대신 꿔준 거라고 애써 다행을 찾으면서 샴푸나 푹 짠다.” _김지은, 「건너편 악몽으로부터」에서
“죽음과 가까워질수록 자꾸만 단 게 당기기 마련이다. 나 또한 녹슨 배관에 줄을 걸어 목을 매단 이후 수시로 사탕을 입에 물고 있다.” _안병현, 「귤락」에서
“내가 살아 있는 게 곧 아빠를 기억하는 거지. 살아서 기억한다기보다는 살다와 기억하다가 동일한 단어인 거야.” _채수빈, 「사랑하는 아빠에게」에서
“오늘은 내 생일이야. 우리가 이 생에 스티커를 붙인 날.” _이현호, 「스티커」에서
“당신은 다가올 여름을 보지 못하고 떠나갔다. 숨 막히는 더위도 기나긴 장마도 살을 에는 추위도 겪지 못하고, 영원히 봄에 있을 것이다.” _윤지슬, 「당신의 그늘」에서
“음을 잃어버리지 않고는 음악을 가질 수 없다. 우리가 시간에게 매 순간 버려지며 미래로 나아가듯이.” _이혜미, 「잃어야만 가질 수 있는 것」에서
“아무것도 지켜 낼 수가 없어. 남아서 쥐고 싶다. 만나고 싶다. 다가오는 있는, 아직 모르는 음악과 시를. 사람들을. 봄을.” _연리, 「만난다」에서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데 그게 뭐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애초에 알기는 했을까.” _권누리, 「퀴즈 쇼와 나날」에서
“나는 내가 달리고 있지 않을 때도 가끔은 그들의 응원을 받으며 살고 있다고 믿는다.” _김다일, 「크레이프 케이크」에서
“겨울과 봄 사이에는 이름 없는 계절이 하나 더 있는 것 같다. 꺼내지 못한 말, 생겨난 작은 비밀, 그러지 말 걸 그랬다는 부끄러움. 더 해보고 싶었다는 안타까움.” _정민서, 「봄을 기다리는 동안 내가 했던」에서
여기, 스물두 사람이 각자의 방에서 기록한 봄이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이 책으로써 봄이라는 계절을 만끽하고, 더불어 무언가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봄(seeing)’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흐르는 계절을 보고, 흔들리는 마음을 보고, 타인의 일기장 너머로 나를 봅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봄을 엿보는 일이자, 당신의 봄을 마주하는 ‘바라봄’이 됩니다. 잠시 숨을 고르면 ‘바라, 봄’, 즉 우리 곁에 더 따뜻한 봄이 오기를 바란다는 기도가 되기도 하겠지요.
일기는 ‘읽기’와 발음도 비슷합니다. 우리가 쓴 일기가 여러분의 읽기로 이어지는 순간, 이 사소하고 사적인 기록들은 비로소 완성됩니다.
혼자 하는 말놀이로 풀어 낸 이 글처럼, 일기란 결국 마음 가는 대로 뜻 닿는 대로 쓰고 읽으면 그만 아닐까요. 정해진 형식도, 정답도 없이. 그저 자유롭게 펼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토록 시시콜콜하고, 좋은 것들이 가득한 봄날에.
― 이현호(시인, 편집자)
이소호
시집 『캣콜링』 『불온하고 불완전한 편지』 『홈 스위트 홈』, 소설 『나의 미치광이 이웃』, 산문집 『시키는 대로 제멋대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서른다섯, 늙는 기분』 『쓰는 생각 사는 핑계』 등이 있다. 반려견 ‘이리’와 함께 집을 지키는 중.
배동훈
퇴근하고 시를 읽었습니다. 이제 시를 읽고 퇴근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한국 시를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poemmag)
김연덕
시집 『재와 사랑의 미래』 『폭포 열기』 『오래된 어둠과 하우스의 빛』, 산문집 『액체 상태의 사랑』이 있다.
손미
시집 『양파 공동체』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 산문집 『나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상합니까』 『삼화맨션』 등이 있다.
원지해
시를 쓴다. 사라질 펜을 쥐고, 시에게 진 빚을 갚으려, 길을 잃기 위해, 나를 놓기 위해.
김이섬
2022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소리를 듣고 나를 지우며 앉아 있다. 살아 있는 감각을 쓴다. 이해되지 않는 세계에 기꺼이 연루되는 중이다.
김지은
편집자. ‘좋은 책을 보면 짖는 편집자’ 계정에서 짖고, ‘침묵독서클럽’에서 침묵하고 있다.
이해
숨겨야 했던 이야기를 쓴다.
안병현
숨을 참고 가슴에 손을 대면, 누군가 내 몸을 두드린다.
오영미
시집 『닳지 않는 사탕을 주세요』 『모두가 예쁜 비치』가 있다.
채수빈
몸의 통각을 봉인하고 싶어서 쓴다. 패배를 짐작하며 쓴다. 작은동생 덕분에 내 방은 사계절 내내 여름이다. 그러므로 계속할 수가 있다.
이현호
시집 『라이터 좀 빌립시다』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비물질』과 산문집 『방밖에 없는 사람, 방 밖에 없는 사람』 『점, 선, 면 다음은 마음』 등을 펴냈다. 최근에 쓴 시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다. “만지면 녹아 버려서 아무도 부를 수 없는/ 슬픔의 초인종같이”
윤지슬
글을 쓰고 만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행복하게 사는 법을 연습 중입니다.
이혜미
시집 『보라의 바깥』 『뜻밖의 바닐라』 『빛의 자격을 얻어』 『흉터 쿠키』, 산문집 『식탁 위의 고백들』이 있다. 겨울에 태어났지만 봄을 가장 좋아한다. 옥탑에서 정원을 가꾸며 빛을 저장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연리
여러 형태의 기록을 남기며 살아요.
권누리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시집 『한여름 손잡기』 『오늘부터 영원히 생일』 등을 썼다. 사랑과 애도를 연습하며 살아가고 있다.
배희은
하루를 잘 살고 싶은 평범한 직장인.
김다일
시를 쓰고 해외 문학을 편집하고 있다.
소운
상실 이후의 하루와 남겨진 마음을 기록하며, 부크크에서 『무중력 고백』을 출간했습니다.
윤현준
202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꿍꿍이처럼 간직해 온 제 세상을 누군가와 공모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몹시도 기쁩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새삼스레 글을 쓰겠습니다.
정민서
마음이 담기기 좋은 집을 지어주고 싶어서 글을 쓴다. 이야기가 여기 나타나고 싶도록 온 힘 다해서 자리를 만들 것이다. 이건 내가 하는 맹목적인 사랑이다. 쓰는 일이 여전히 좋다.
최다운
동짓날에 태어나 모든 날이 겨울 같다고 생각하며 삽니다. 그러나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지금도 겨울에 살면서 봄의 안부를 묻습니다. 늘 그랬듯 고백하지 못한 사랑이 더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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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8,020원 펀딩
- <좋은 것들은 이토록 시시콜콜> 도서 1부
- 투명 아크릴 마그넷 (사이즈: 약 60mm)
- 후원자명 인쇄 엽서 삽지
- 펀딩 달성 단계별 추가 마일리지 적립
투명 아크릴 마그넷
약 6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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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아크릴 마그넷
약 6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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