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그래서 당신 이야기가 뭔가요?”
작가들의 작가, 자기 서사의 거장, 『사나운 애착』의
비비언 고닉이 들려주는 ‘내 이야기’ 쓰는 법
나의 이야기를 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단순한 자기 고백이나 나르시시즘이 아니라, 내 안의 두려움과 비겁함을 포함하는 더 깊은 진실로부터 이야기를 길어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비언 고닉에 따르면, 우리 삶이 아무리 특별해도 우리가 왜,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상황에 불과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페르소나, 즉 서술자를 만들어야 하며, 경험에 형태를 부여하고 삶의 원료에서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따분하고 불안정한 자아로부터 진실한 서술자를 찾아내서 필요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읽어야 잘 쓸 수 있을까? 타인과 자신의 글에서 들려오는 진실의 소리를 어떻게 포착할 수 있을까? 비비언 고닉은 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기 위해 분투한다. 예술대학에서 15년간 논픽션 쓰기를 가르친 경험에서 나온 이 책은 자아 개념의 변화를 추적하고, 조지 오웰, 에드먼드 고스, 조앤 디디온, 오스카 와일드, 마르그리트 뒤라스, 장 아메리, W.G. 제발트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쉬는 진실한 서술자들을 소개한다.
자전적 에세이와 회고록 쓰기에 관한
우아하면서도 날카롭고, 유쾌하면서도 통렬하며
섬세하면서도 담대한 지침서
고닉에 따르면, 누가 말하고 있는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둘 사이의 관계는 어떠한가를 물어야 한다. ‘이야기’를 담을 ‘상황’과 그것을 해석해 진실을 말할 ‘서술자’가 중요하다. 그리고 거리 두기 없이는 이야기도 있을 수 없다. 서술자는 충분히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가? 신뢰할 만한가? 작가는 하나의 핵심 통찰로 이야기를 구조화하고 있는가? 독자를 사로잡을 만한 깊이 있는 탐구가 글에 담겨 있는가? 서술자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어떤 점을 발견하고 폭로하는가?
자기 발견, 자기 인식과 자기 성찰, 자기 폭로, 자아 탐구의 순간에 우리는 나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진정한 내가 되어가는 돌파구를 맞이하는 게 아닐까. 이런 과정으로서의 글쓰기를 보여주는 고닉의 목소리는 꼭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나를 이해하고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대해 숙고하게 한다. 마리아 포포바의 말처럼 “자신의 존재를 이해하고자 갈망하는 이라면” 깊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영리하고 신선하다. _『뉴욕 타임스 북리뷰』
예리하다. _『시카고 트리뷴』
논리적 일관성이 경이롭다. 자전적 글쓰기 지침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장르의 정체성에 관한 까다로운 문제를 탐구한다. _『보스턴 선데이 글로브』
경이로움을 자아내는 우리 시대의 고전. 개인적 서사를 쓰는 작가뿐만 아니라 인생이라는 상황과 이야기의 교차점에서 온 마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_마리아 포포바, 『진리의 발견』 저자
그 간결함이 마음에 든다. 페르소나의 필수적인 기능, 상황과 이야기의 개념, 자전적 에세이와 회고록의 차이 같은 아이디어를 우아하게 서술한 점이 좋다. 한 번 더 읽고 학생들과 함께 토론해보고 싶다.
_매리언 위닉, 메릴랜드예술대학 교수, 『말하기Telling』 저자
창의적 논픽션을 깊이 있게 조망하고, 그 기법을 낱낱이 분석하며, 그 기준을 높이는 책. 자전적 글쓰기라는 어려운 예술에 대한 분석 연구이자 훌륭한 해설서. 비비언 고닉은 자신의 주제에 예리하게 집중하는 한편 도덕적인 뉘앙스를 더해 다채로움을 성취한다. 글은 유창하면서도 우아하고, 문장은 통렬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_필립 로페이트, 호프스트라대학 교수, 『내 몸의 초상Portrait of My Body』 저자
정말 즐겁게 읽었다. 내 생각을 바꾸어놓은 이 책은 모든 작가의 책장에 꽂혀 있어야 한다.
_일레인 쇼월터, 프린스턴대학 교수, 『그들만의 문학A Literature of Their Own』 저자
모든 문학 작품에는 상황과 이야기가 있다. 상황이란 맥락이나 주변 환경, (가끔은) 플롯을 의미하며, 이야기란 작가의 머리를 꽉 채우고 있는 감정적 경험, 혹은 통찰과 지혜, 혹은 작가가 전하고픈 말이다.
작가의 민낯이라는 원료로 만들어지는 서술자는 이야기에 꼭 필요한 존재이다. 이 서술자가 페르소나가 된다. 그의 어조, 그의 시각, 그가 구사하는 문장의 리듬, 관찰하거나 무시할 대상은 주제에 맞게 선택된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가장 크게 보여야 하는 것은 서술자―혹은 페르소나―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내게는 나를 위해 싸워줄 서술자가 있었다. 이 서술자는 자신이 곧 어머니처럼 되었기에 그 곁을 떠나지 못한 여자, 바로 나였다. ‘또 혼자’라는 상황에 겁먹지 않는 서술자. 생각해보면, 그는 도시를 걸어 다니는 사람, 혹은 이혼한 중년의 페미니스트, 혹은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작가인 나에게도 크게 휘둘리지 않았다. 이 서술자는 그저 견고하고 제한된 자아로, 중심을 잘 잡고 있는 듯 보였다. 나는 내가 해낸 일이 무엇인지 알았다. 페르소나를 창조해낸 것이다.
자서전의 주제는 자기 인식이지만, 진공 상태에서의 자기 인식이란 있을 수 없다. 시인이나 소설가처럼 회고록 작가도 세상과 교류해야 한다. 교류는 경험을 낳고, 경험은 지혜를 낳으며, 결국 중요한 것은 이 지혜, 더 정확히 말하면 지혜를 향한 정진이기 때문이다. 시인이든 소설가든 회고록 작가든 자신에게 어떤 지혜가 있다는 확신을 독자에게 심어주어야 하며, 이 지혜를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정직하게 쓴다. 자전적 이야기를 쓰는 작가는 여기에 더해 서술자의 신뢰성까지 납득시켜야 한다.
오웰이 노린 대상은 정치, 당대의 정치였다. 오웰은 그가 들려주고픈 이야기를 혼자서도 전할 수 있는 이 페르소나를 정치 상황 속에 불쑥 끼워 넣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아름답지 못해서, 오웰 자신은 옹졸한 불안감에 쉽게 휘둘리던 남자였다. 수정주의적 관점의 전기들을 보면 그는 성차별주의자이자 지독한 반공주의자에다 밀고자였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가 논픽션에서 창조해낸 페르소나는 자신으로부터 뽑아낸 뒤 작가적 목적에 맞추어 빚어낸 진실한 존재였다. 이 조지 오웰은 경험과 관점, 그리고 지면 가득 풍기는 개성이 성공리에 합쳐진 결과물이다. 그의 존재감이 워낙 강하다 보니 우리는 서술자를 아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렇듯 우리가 서술자를 알고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서술자의 능력이다.
저널리즘에서 에세이, 회고록으로 갈수록 논픽션 페르소나의 탐구는 더욱 깊어지고, 더욱 안으로 향한다.
회고록의 진실은 실제 사건의 나열로 얻어지지 않는다. 작가가 당면한 경험을 마주하려 열심히 노력하고 있음을 독자가 믿게 될 때 진실이 얻어진다. 작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작가가 그 일을 큰 틀에서 이해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글을 짓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V.S. 프리쳇은 회고록에 대해 ‘중요한 건 필력이다. 인생을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칭찬받을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회고록에서 ‘또 혼자다’ 식의 자기 연민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 전략이 필요하다. 자아의 고독이 진정한 주제라면, 자신을 훨씬 넘어선 주제를 필터로 삼아서 말할 때 일반적으로 더 좋은 회고록이 나온다. 그러지 않으면 수사적이거나 추상적인 글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
처음부터 나는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이란 곧 작가를 움직이는 동력이 무엇인지 또렷이 보일 때까지 계속 읽는 법을 가르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글을 읽을 때 우리는 이렇게 물을 것이다. 여기서 작가의 뇌리를 사로잡고 있는 더 큰 생각은 무엇일까? 진정한 경험은? 진짜 주제는? 내게 중요한 것은 답을 찾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들어가며
하나 :: 에세이
둘 :: 회고록
맺으며
작가, 교육자, 학생을 위한 가이드
지은이 비비언 고닉(Vivian Gornick)
미국의 비평가이자 저널리스트, 에세이스트. 뉴욕시티칼리지를 졸업하고 뉴욕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0년대에 『빌리지 보이스』 기자로 여성운동을 취재하면서 새로운 세대 페미니즘이 등장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아이오와대학 예술대학원에서 오랫동안 논픽션 쓰기를 가르쳤고, 『뉴욕 타임스』 『타임』 『네이션』 『뉴요커』 등에 기고해왔다. 자전적 에세이와 비평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독보적 글쓰기로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며, 아이오와대학 예술대학원에서 오랫동안 논픽션 쓰기를 가르쳤다. 어머니와의 애증 관계를 파고든 『사나운 애착』은 『뉴욕 타임스』 ‘지난 50년간 최고의 회고록’, 『옵서버』 ‘20세기 100대 논픽션’에 선정되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윈덤캠벨문학상 논픽션 부문, 베스트아메리칸에세이상을 수상했다. 『사나운 애착』 『짝 없는 여자와 도시』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가 국내에 번역되었고, 그 밖의 저서로 『사랑 소설의 종말』 『끝나지 않은 일』 『내 인생의 남자들』 『미국 공산주의의 로맨스』 『에마 골드만』 등이 있다.
옮긴이 이영아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사회교육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을 이수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걸 온 더 트레인』 『쌤통의 심리학』 『도둑맞은 인생』 『엽란을 날려라』 『신부의 딸』 『숨 쉴 곳을 찾아서』 『익명 작가』 『코미디언스』 『스티븐 프라이의 그리스 신화』 3부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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