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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공선옥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3년, 대한민국 전라남도 곡성 (염소자리)

직업:소설가

기타: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중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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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큰글자도서] 춥고 더운 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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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가 너무나도 아름답게 울어 당장 눌러 앉아 살고 싶었던 초여름의 파주출판단지, 문학동네 출판사 사무실에서 작가 공선옥을 만났습니다. 행복한 먹을거리와 그에 기인한 행복한 인간의 기억을 담은 산문집 <행복한 만찬>에 정성스레 사인을 하던 작가는, 시종일관 성실한 태도로 질문에 답했습니다. 맛 좋은 음식, 몸에 좋은 음식에서 벗어나 무엇이 진정으로 '행복한 만찬'인지 구수하고 아련한 문체로 써내려 간 작가는, 종종 창밖으로 펼쳐진 초록을 보며 감탄하는 듯 했습니다. 몸과 마음 모두가 자연이 되어버린 그날의 기억, 작가 공선옥과의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인터뷰 | 알라딘 편집팀 김재욱, 이승혜) 
 

"뻐꾸기 우는 소리가 들리고, 풀냄새 나는 곳이 좋아요." 

알라딘 :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입니다.

공선옥 : 네에 반갑습니다. 공선옥입니다.

알라딘 : 춘천에서 올라오셨지요? 서울에는 자주 들리지 않으신다고 들었습니다.

공선옥 : 5년째 살고 있지요. 두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자주 오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렇게 뻐꾸기 우는 소리가 들리고, 풀냄새 나는 곳이 좋아요.

알라딘 : ‘음식 산문집’이라는 분명한 컨셉을 가진 수필을 쓰셨습니다. 계기가 궁금한데요.

공선옥 : 글쎄요, 특별한 계기는 없고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 내가 관심 있는 것에 대해 쓴 거예요. 나는 그렇습니다. 내가 관심가지 않는 것에 대해 쓸 수는 없지요.

알라딘 : 소설과 산문이 굉장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스로 느끼시는 소설쓰기와 산문 쓰기의 차이나 작업 방식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공선옥 : 물론 차이가 있죠. 에세이라는 것은 장치 없이 쉬울 수는 있구나, 하고 생각을 하기는 해요. 일상에 대해 드러내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요.


"나는 근본주의, 원칙주의자"  

알라딘 : 어떤 독자분들은 작가님 소설이 현실을 너무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그 소설을 겪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이야기를 하시기도 하는데요. 이런 의견을 접할 때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공선옥 : 딱히 누군가를 고통스럽게 하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기 위하기 때문에 그건 잘 모르겠어요. 고통이란 사실 풍부하고 풍성한 관계의 밑바탕이 되는 것 같아요. 살아가는데 있어서 관계란 매우 중요한 것인데, 요사이 관계맺음이란 아주 퍽퍽하고, 아주 팍팍해요. 그래서 고통스럽더라도 진실을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죠. 나는 그래요. 대중적 사랑을 받는다. 이것은 내가 달콤한 유혹에 빠져 벗어날 수 없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 그다지 달갑지 않아요. 그 경계(커다란 대중적 사랑)의 수준에 다다르게 되는 것은 원하지 않지요. 사실 그런 수준까지 사랑받은 적이 없기도 하지만. (웃음)

알라딘 : 단편집 <명랑한 밤길>에서 ‘영희는 언제 우는가’를 보면 태어나서 우는 자가 사는 법이고, 울어야 산 목숨이며, 그저 내 울음이 내 목숨줄이라는 부분이 나옵니다. 비슷한 질문인데요, 공선옥이라는 작가를 말할 때 자주 쓰이곤 하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작가’라는 수식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공선옥 : 그런 고정된 이미지가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나는 근본주의, 원칙주의자 거든요. 그래서 누군가는 나를 두고 ‘문학 탈레반’이라고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근본주의라는 것은, 정확한 비판입니다. 대부분 작가에게 좋은 소리만 하지요. 눈앞에서는. 나쁜 말은 풍문으로 돌리고... 누군가는 이런 나를 두고 왜 그런 글을 쓰냐고 하기도 했어요. 내가 술을 끊었는데 당신 때문에 소주를 들이켜고 있다, 이런 편지를 받은 적도 있고요. 하지만 나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이나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나는 내가 생각하는 바를 쓸 뿐이에요. 그리고 그렇게 작품 생활을 해오다보니, 나를 지지해 주었던 이들을 조금씩 의식하게 된 것이죠. 그것은 나의 글쓰기의 계기가 된 것이기도 해요. 내가 만약 고통스럽고 그늘진 곳에 없었더라면... 그리고 가난이란 고통과 마찬가지로 다른 의미의 풍성함의 상징입니다. 가난해 보지 않은 사람들의 주장은 공허할 뿐이죠. 울음도 그렇고요.

알라딘 : 세상에는 지렁이의 울음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 두가지 부류가 있다는 말도 하셨습니다. 작가님께 ‘울음’이란 어떤 특별한 감정을 농축한 말처럼 보입니다.

공선옥 : 그렇지요. 쓴 그대로입니다. 
 
알라딘 : 산문집 제목이 <행복한 만찬>입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공선옥 : 원래 제목은 그게 아니었어요. (웃음)

알라딘 : 그럼 무엇이었나요?

공선옥 : ‘대사리탕 없는 세상’이었죠. (웃음)

알라딘 : 그렇군요.

공선옥 : 아아, 나는 이렇게 겨우겨우 대사리탕 없는 세상을 살고 있어요. ‘행복한 만찬’이라는 것은 행복한 생장을 한 먹을거리들. 그것들이 나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이 사실은 아주 눈물겹거든요. 그렇게 행복한 생장을 한 생물들이 우리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광우병에 걸린 소나 조류독감에 걸린 닭들을 생각해봐도 그래요. 나는 그것들의 일생이 너무나 안타까워요. <행복한 만찬>은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생물들에 대한 조의나 추모라고 보아도 됩니다. 그런 소나 닭들, 채소밭의 식물들, 세상의 온갖 나물들이 마음껏 일생을 살며, 행복한 한살이를 보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런 것들을 먹는 과정은 인간의 삶을 보다 충만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죠. 어떤 사람이든, 어떤 땅이든, 어떤 환경이든 그것이 어떠한 과정으로 우리에게 왔는가를 생각해야 해요. 사람들은 너무 무의식적이고, 알려고 하지 않아요. 먹을거리가 불행해지기 때문에 그것을 먹는 우리가 불행해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죠. 행복한 생활을 해본 동물이 줄어들고, 그것은 곧 우리가 먹을 수 없는 것이 늘어난다는 의미죠. 실제로 요즘이 그렇죠. 내가 생각하는 근본주의가 바로 그런 것이에요.

요즘 음식에 관한 글들, 언론의 소리를 들어봐도 그렇죠. 모두가 이것을 어떻게 맛있게 먹을까. 설탕 몇 큰 술에, 몇 도에 끓여야 하는가만 고민하거든요. 맛있는 음식 아니면 몸에 좋은 음식에 대한 관심 밖에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악화일로를 걷는 것이죠. 이렇게 뻐꾸기가 우는 환경이라면, 감자를 생각해 보세요. 뻐꾸기 울음소리를 듣고 생장한 감자는 그렇지 못한 감자보다 행복하고, 그것이 또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에요.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하고, 가변의 자동차 달리는 소리나 듣고, 농약을 맞고, 오직 돈이나 이윤만을 생각하는 농부들에 의해 자란 먹을거리들은 불행해요. 이건 너무 무서운 이야기예요. 나는 모골이 송연할 정도입니다. 그런 생각도 해봐요. 아, 내가 이렇게 써낸 내용은 결국, 책으로만 남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내가 먹고 자란 생활들, 그 아름다운 과정들이 책에나 나오는 이야기가 되어버린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에요.


"책에나 나오는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것이 두려워요."  

알라딘 : 책속에서 여름에 쌀밥 먹는 서울 사람들을 보고 이상하게 여기셨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공선옥 : 정말로 그랬어요. 이상하다. 이게 아닌데. 왜 쌀밥을 먹지? 무슨 죄를 짓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우리는 여름엔 당연히 보리밥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맛도 여름엔 보리밥이 좋지요.

알라딘 : 그럼 요새 직접 채소도 가꾸는 것 같은 전원생활을 하고 계신 건가요?

공선옥 : 그건 아니에요. 저만 해도 아파트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그랬던 생활들이 내 경험이자 살아온 방식이니까요. 나는 다시 태어나도 이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음식 가지고 온 주어진 질문 그냥 먹는 것. 간절하게 너무 가슴이 아파서. 내 가슴이 아파야지. 그렇지 않으면 나는 관심을 못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알라딘 :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부분이 우리네 어머니들이 들려주는 과거의 모습 그대로인 것이었습니다.

공선옥 : 우리 아이들이 읽게 하고, 보게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책에나 나오는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것이 두려워요.

알라딘 : 작가님께서 가지고 계신 먹을거리에 관한 가장 첫 기억은 무엇일까요?

공선옥 : 글쎄요. 씨 뿌리고 키우던 기억들, 작물에 대한 기억들이죠. 저는 ‘보리’하면 ‘살구’가 떠올라요. 그 시절 시골에선 보리 베고 나서 살구 따먹고 그랬거든요. 보리를 벤 기억과 함께 살구를 따먹었던 기억이 나는 거죠.

알라딘 : 행복하시겠어요. 저는 여름 음식하면 비벼먹는 'xx면‘만 생각납니다.

공선옥 : 아, 여름엔 밀이 좋지요. 찬 겨울의 기억을 불러오는 것이니까...

알라딘 : 요즘 같은 계절에 어떤 음식이 좋을지 여쭤보려고 했는데 우문이 되어버렸네요.

공선옥 : 그렇죠. 맛이나 몸에 좋은 것만 찾는 것이 아니니까요. 나는 맛있다는 것은 곧 위로를 받는 것이라 생각해요. 내 영혼이 위로를 받는다. 저는 실제로 굉장한 위안을 받아요.

위안이 없다는 것. 그것은 불행한 생장인거죠. 그것이 어디로부터 왔는가. 이런 고민도 없고, 그 사실을 모르는 것은 위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저는 위로 받은 기억으로 가득해요.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먹을거리에 대해 위르롤 해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그게 마즌 차례인 것 같고. 밥과 밥 사이사이에 위치한 행복한 생장의 기억들이 우리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니까, 우리도 그에 대한 위로를 전해야 하죠.


"긴 호흡과 깊은 심성으로 살아가길"  

알라딘 : 요즘 어떤 책을 읽으세요? 최근에 좋게 읽으신 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공선옥 : 요샌 동화들을 많이 읽어요. 차오원쉬엔의 <바다소>나, 아주 최근에는 <열두 살 소령>이 좋더군요.

알라딘 : 와, 아주 신간이네요.

공선옥 : 네, 뭐 저는 성인과 동화의 경계라는 것을 그렇게 대단하게 생각지 않고, 앞으로 쓰고 싶은 것은 동화이기도 해요. 지금 촛불문화제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잖아요? 희망은 곧 아이들이에요.

알라딘 : 마지막으로 알라딘 유저분들께 한말씀, 시간이 되시면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공선옥 : 제가 쓴 글이 먹으면서 맛있는 것만 생각하시지 말고 그 이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건강바람이 불고 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지만 그 어떤 식탁 위에도 이것들의 역사가 있고 내력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먹을거리들의 역사보다도 불행한 생장을 한 음식들이 결코 우리에게 행복을 선사하지는 않을 것이란 사실입니다.

작가를 꿈꾸는 분들이 계시다면 긴 호흡으로 세상을 바라보시면 좋겠습니다. 아니 비단 작가 뿐 아니라 무엇을 꿈꾸는 분이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유행이란 무서운 것이죠. 글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곳에서 긴 호흡과 깊은 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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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바로가기dada  2008-06-03 13:29
공선옥 작가님의 행복한 만찬을 읽고 정말 행복해진 독자 중에 하나입니다. 마음이 풍성해지는 밥상 옆에서 옛일을 추억하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인터뷰도 잘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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