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만주 봉천에서 태어났다.
1949년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문화원 장학생으로 미국 캔자스주립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귀국 직후부터 1994년 정년 퇴임하기까지,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영미소설’ 등을 강의했다.
문학평론가와 미술평론가로도 활동하면서 셰익스피어학회 이사장·한국현대소설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1993년에는 여성 최초로 한국 영어영문학회 회장에 당선되었다.
1994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저서로 이 책 외에 《콘라드 연구》 《전후 영미소설의 이해》 《버지니아 울프》 《조지프 콘라드》 《제임스 조이스》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켈트 신화와 전설》(공역) 《범죄소설》(공역) 《어둠의 속》 《댈러웨이 부인》 《마사퀘스트》 《젊은 예술가의 초상》 《제일버드》 《문화와 사회》 《노스트로모》 《브라이튼 로크》 《더블린 사람들》 등 수많은 작품이 있다.
개정판을 위해 전면적으로 교정을 보았다. 교정을 보면서 나는 저도 모르게 작품 속에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전부터 좋아하던 제1장의 시작 부분뿐 아니라 스티븐이 시궁창에 빠진 뒤 열이 나 앓으면서 집을 그리는 장면, 아이들이 하는 알 수 없는 말에 대해 궁금해하는 장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크리스마스 디너가 환멸로 끝나는 장면, 생생한 지옥의 설교, 그에게 시를 쓰게 하는 풋사랑, 죄에 빠졌다가 회개하고 들어간 신앙생활, 그가 당당하게 벌이는 미학 이론, 성직 권유를 물리치게 되는 과정……. 그 하나하나가 젊은 스티븐의 심정을 생생히 전달하면서 어느덧 나 자신을 그와 동일시하고 가슴 뛰게 하고 있는 것이었다.
… 낯선 세상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자신의 갈 길을 모색하는 스티븐의 노력은 젊은 시절을 지내온 우리 모두가 다소간이나마 겪어본 경험과 겹친다. 몇십 년을 두고 읽어도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회를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은 참으로 신기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