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서 태어나 경성여자보통학교(현 덕수초등학교)와 진명여고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수학했다. 김수영 시인과 결혼해 두 아들을 두었다. 에세이집 『낡아도 좋은 것은 사랑뿐이냐』 『우리는 영원하고 사랑도 그렇다』(공저) 『먼 곳에서부터』(공저)가 있다. 2025년 5월 22일 타계했다.
당신을 향한 나의 마음을 처음으로 정리한 『김수영의 연인』을 간행한 지 7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태 전 김수영 시인 50주기를 맞이해서 문학 단체, 연구자, 시인, 언론인,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사랑을 베풀어주셨습니다. 당신을 기리는 책들이 발간되었고, 학술대회 및 강연회가 열렸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기념행사가 이어졌습니다. (중략)
내년이면 김수영 시인이 탄생한 지 100년이 됩니다. 당신의 업적을 미력하나 잘 정리하려고 합니다. 오류들을 바로잡고 『김수영의 연인』을 새로 간행하는 이 일이 그 시작입니다. 원고를 다시 읽어보니 당신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당신을 가장 잘 아는 제가 할 이야기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의 시 「나의 가족」에 나오는 “낡아도 좋은 것은 사랑뿐이냐”라는 구절을 몇 번이나 읽었습니다. 함께한 시간이 아무리 낡아간다고 해도 우리의 사랑은 영원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