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발차기를 하게 되는 수치스러운 기억, 자꾸만 추측하게 되는 타인들의 나에 대한 평가, 끊임없이 더 나은 버전의 내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 이 모든 것엔 '자아'가 존재한다는 전제가 있다. 그러나 만일 자아라는 개념이 허구라면? 하나로 통합된 나라는 존재가 애초에 만들어진 것이었다면? 스스로에게 느끼는 감정은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미국의 신경심리학자 크리스 나이아부어는 '자아'란 좌뇌가 만들어낸 허구라고 말한다. 이야기를 만들어내길 좋아하는 좌뇌가 우리 행동에서 패턴을 읽어내어 허상의 개념을 만들었고, 우리 사회가 좌뇌 중심의 인간상 위주로 흘러가며 우뇌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져 버렸다는 것. 그는 좌뇌와 우뇌 고유의 기능을 설명하며, 전체를 관망하고 직감을 제공하는 우뇌의 힘을 믿어볼 필요에 대해 말한다.
재미있게도 저자는 서양의 신경심리학을 동양의 '무아' 사상과 연결 지어 설명한다. 서양의 과학이 뒤늦게 밝혀낸 사실을 동양에선 이미 오랜 철학으로 존재하고 있었다고 말하며 그는 '무아'가 우뇌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 동서양의 철학과 과학을 흥미롭게 풀고 엮으며 우리의 오해로부터 비롯되는 괴로움을 풀 방법을 알려주는 책.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쓰였지만 읽기의 난이도에 비해 얻을 것이 많다. 카이스트 뇌과학자 김대수가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