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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심장은 하와이 한복판을 뜨겁게 달구며 태양의 낙원을 재현시킬 것인가.
낡은 흑백 사진 한장 달랑 들고 생면부지의 남편에게 가기 위해 재물포항을 떠났던 순백의 처녀들 오로지 제 한 입 풀칠하기 위해 사진신부를 선택했고 그것은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다.
그러나 낯선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그들을 반긴 것은 반백이 넘어 환갑을 바라보는 사탕수수 노동자들이거나 선금을 받고 아내를 팔아버린 사십대 술주정뱅이가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의 행보는 봉건사회를 뛰쳐나와, 자유를 추구한 선각자들이었고 본격적인 한인이민의 첫걸음이었다. 그들은 엉겅퀴 같은 강인한 생명력으로 낯선 이국땅 깊숙이 뿌리를 내리며 굳건한 한인사회를 형성했던 것이다. 그 중에 제연이라는 꽃 같은 여인도 있었다.
1. 그들만의 안식
2. 탁상공론
3. 망각의 숲에서
4. 화인
5. 온전한 사랑
6. 결혼의 조건
7. 벽의 꽃
8. 악연의 끝
9. 황혼과 여명
10. 풍전등화
11. 마지막 가애
- 애필로그
화인 (118 P)
"아무래도 오늘 밤은 힘들 것 같아요."
입릉 열수록 또렷해지는 정신에 다시 잠들기는 글렀다. 수면의 기운이 걷힌 말갈 눈으로 그를 보자 당장에 벗은 상체가 시양에 들어와 두사람이 나누었던 지난밤의 열정이 떠올랐다.
"방금 그 말은 초대의 의미?"
등 뒤로 쿠션을 대주던 그가 짓?게 물었다. 더 이상 묻지 않고 애써웃는 그의노력을 로사도 모르지 않았다. 코끝으로 남자의 향기가 야릇하게 감도는 싶더니 그가 로사를 살짝 안았다.
"한두 번도 아니잖아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그만 쉬어요. 당신 이 얼마나 바쁜 사람인지는 충분히 알고 있다구요."
"나가자."
"지금요?"
"그래, 지금 바로."
진심인지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가볍게 일어선 그가 시트를 걷고 로사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무들도 잠이 든 새벽에 창으로 들어오는 새벽기운을 모두 막고 서 있는 그는 악의 화산과도 같았다. 목적지는 모르지만 그의 손을 잡고 싶었다. 바람을 쏘이면 기분이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어 창밖을 보니 빛 하나 없는 어둠뿐이었다.
"곧 동이 틀 텐데...."
양 갈래의 갈등으로 그녀 안은 지금 군사 없는 전쟁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