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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저는, 사랑하는 이의 생일에 갖고 싶다던 책을 한 권 사며, 마음에 드는 시 한 편을 옮겨 적어 주었습니다. 스물아홉의 저는, 떠난다는 이에게 ‘그래, 잘 가라’하며 길게 아파하지 않았습니다. 나이 듦이란 사랑에 무뎌지는 걸까요. 저는 다시 그때처럼 사랑할 수 없어진 걸까요. 어쩌면 이 책은, 사라지기 전에 필사적으로 남겨두는 청춘의 알리바이입니다.
이십 대를 매듭짓기 전, 제가 여기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어린 날 것의 감정들은, 안정되고 원숙해질 시간을 더 없이 바라왔지만, 오늘도 저는 이 가난한 감정을 조금이라도 더 붙잡아두기 위해 펜을 꼭 쥐고 글을 씁니다.
돌아오지 않을 이십 대, 필사적으로 필사해둔 문장들. 누군가에게 곁 준 이였을 당신이, 이 글을 꼭 읽어주길 바랍니다. 조금만 더 욕심 내도 된다면, 당신의 열정, 사랑, 청춘. 그 어떤 풋풋한 날것의 감정들이 떠올라 이 책이 당신 한 페이지의 알리바이로 남게 되길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