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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고삐에 관한 명상 (조동화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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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화 시집 『고삐에 관한 명상』이 출간되었다. 1978년 박재삼 선생 선으로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낙화암」이 당선된 후, 윤석중 선생 선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첨성대」(1983), 심경림 선생 선으로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1991)이 각각 당선된 바 있는 시인은, 그동안 시집 여덟 권, 동시집 두 권을 냈다. 시집으로는 아홉 번째 시집, 전체 저서로서는 열한 번째 책인 셈이다.
    이번 시집은 작품의 성격에 따라 5부로 나누어 모두 71편의 작품을 수록했다. 꼭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3부에 한 편이 추가되는 바람에 전체 71편이 되었는데, 이는 공교롭게도 시인의 호적 나이 말고 집의 나이와 같은 숫자다. 제1부는 시인의 작시(作詩) 요령 내지 비법(秘法)이라 할 만한 작품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부분이다. ‘시론(詩論)’, ‘만추의 노래’, ‘말Ⅰ’, ‘말Ⅱ’, ‘호박’, ‘주상절리에서’ 등이 바로 그런 작품들이다.
    제2부는 신앙시들을 모은 부분이다. 시인은 12년 전 홀연히 진리(빛)를 발견하고 그때까지 가던 길에서 단호히 유턴하여 인생의 일대 전환기를 맞이한다. 59세의 나이에 신학공부를 시작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시집의 표제시인 「고삐에 관한 명상」이 그때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 ‘영원의 임자’, ‘불멸을 위하여’, ‘좁은 문’, ‘나의 길’, ‘책 한 권’ 등의 작품이 모두 그 계열의 작품이다. 신께서는 믿음의 길에서 언제나 성별(聖別)을 요구하신다. 그러나 한 인간의 성별은 말처럼 쉽지는 않다. 따라서 일곱 번째 시집 『영원을 꿈꾸다』에서도 미처 이룩하지 못했던 삶의 성별과 언어적 성별을 동시에 이룩한 것이 이 번 시집의 쾌거라면 쾌거라 할 만하다. 삶의 성별은 너무 장황한 문제이므로 여기서는 언어적 성별의 예만 몇 가지 들어보자. 가령 나의 다섯 번째 시집 『낮은 물소리』를 일별해 보면 이차돈, 화두, 동안거, 부처, 생불, 극락왕생, 상호, 가부좌 등의 낱말들이 예사로 사용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시의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언어적인 면에서도 자신의 믿음과 불협화음을 내는 언어들을 철저히 자신의 시집에서 자취 없이 배제시키고 있는 것이다.
    제3부는 단형시편들을 모은 곳이다. ‘낭랑한/ 물소리를 보내/ 그는 늘/ 안부를 묻네’(「산」의 끝부분), ‘장검도/ 휘두른 자도/ 자취 없는/ 저 쾌검!’( 「폭설」의 끝부분), ‘눈 시린/ 우주 하나를/ 바야흐로/ 켜들다’(「쑥부쟁이」 끝부분), ‘물소리/ 환히 켜들고/ 어둔 골짝/ 내려간다’(「산 샘물」 끝부분) 등에서 보듯 시인의 단형시편들은 촌철살인(寸鐵殺人)의 기세가 있다.
    제4부는 자신의 삶이 투영된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몸」은 지상 삶의 거처이자 옷이기도 한 육신을 노래한 작품이고, 「심장에게」는 한평생을 견고한 가슴 속에서 신실하게 생명을 책임지는 심장을 노래했으며, 「고질에 대하여」 긴 세월 동행하고 있는 지병인 당뇨 증세를 노래한 작품이다. 「상처의 힘」은 상처가 있는 사람일수록 강인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는 역설의 원리를, 「강Ⅰ」은 자연을 순화시키는 강의 헌신적 모습을 각각 담았다.
    제5부는 1, 2, 3, 4,부에서 작품의 넘쳐 밀려난 작품들을 모은 곳이다. 이 가운데 「가창오리 군무」는 금강 하구 30만 마리가 연출하는 철새의 대 군무를 노래한 것인데 장엄한 광경의 묘사가 누부시기 이를 데 없다. 가장 긴 작품인 「미혹」도 선의 편인 참 신과 악의 편인 다섯 번째 그룹 루시퍼 사이에서 선택이라는 자유의지를 부여받은 인간이 어떻게 올바른 선택을 하여 영생에 이르는가를 무리 없이 설파한 작품이다.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영생이 없다 생각하고 살다가 멸망을 자초하는데, 무사개미한테 부모가 다 죽고 고치로 유괴당한 곰개미가 알에서 깨어난 후 살인자요 유괴범인 무사개미를 평생 은인으로 섬기는 비극이 그 일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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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질등급 헌 상태 표지 책등 / 책배 내부 / 제본상태
    기본정보
    기본정보
    • 양장본
    • 119쪽
    • 150*200mm
    • 167g
    주제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