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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헌의 세 번째 시집 『온금동의 달』은 그의 단정한 목소리와 외모처럼 여전하게 자신만의 길을 조붓하게 걷고 있다. 첫 번째 시집 『받침 없는 편지』에서 황치복 교수가 “숙성된 사랑의 노래”라 하였고, 두 번째 시집 『노을치마』에서는 유성호 교수가 “서정의 원형”이라는 해설을 붙였듯이, ‘발효된 시간’을 통하여 ‘삶의 역리와 시원’을 풀어내고 있는 모습은 한결같이 당당하고 안정된 보폭을 잘 유지하고 있다. 시조를 통하여 더욱 깊게 구축된 순응의 사유는 우주 공간까지 폭을 넓히며 그 경지를 확장하였고 깊이도 아주 유려하다. 또한 시사에 투사한 시각도 예리하고 너볏해졌으며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여유는 부드럽고 다감하다. 유헌 시인의 작품에는 중후하면서도 종심의 연치를 향하고 있는 연륜과 운치가 묻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나는 바위가 되고/ 넌 계곡물이 되고/ 너는 가려고 하고/ 나는 잡으려 하고/ 넌 그냥/ 에돌아가고/ 난 그냥/ 바라만 보고”(「당신」) 아름답고 순결한 마음으로 가득해서 상 남자의 풍미를 느끼게 하는 단수를 읽고 나면 마음까지 청춘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 정용국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