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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일을 하며 평화롭게 살아야 하다니.
그렇다면 나는 마녀가 되지 않을래
아이들은 자라면서 끊임없이 사회적 관습과 충돌한다. 막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하지 말라는 것은 어찌나 많은지, “안 돼! 하지 마!”는 어린아이들의 일상에 익숙한 배경음이다. 뜨거운 주전자를 만지면 안 되고, 높은 데서 날아 보려고 하면 안 되고, 콩이나 병뚜껑을 콧구멍에 넣으면 안 된다. 다행히도 이런 일들은 몇 번 호되게 당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터득하기 마련이다. 친구의 장난감을 뺏거나 거실에서 전력질주해서는 안 된다는 걸 이해하려면 좀 더 커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했다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외톨이가 되고 아랫집 아저씨한테 눈총을 받는다는 걸 알게 된 다음이다. 이렇듯 아이가 자란다는 건 개인의 욕망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의젓하고 차분하며 엄마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일 수는 없다. 재미있게도 어떤 아이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곤 한다. 『마녀여도 괜찮아』의 주인공 루처럼 말이다.
마계에 사는 루는 지독히도 말 안 듣고 하지 말라는 짓은 골라서 하는 예비 마녀다. 마계의 마남 마녀란 모름지기 목숨을 걸고 마계 수칙을 지키며 평화롭고 착하게 살아야 하지만 루는 그럴 생각이 없다.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의 숙명이라니, 얼마나 재미없고 시시한지. 루로 말할 것 같으면 마녀의 검은 옷 대신 알록달록 깃발 같은 옷을 즐겨 입으며, 거짓말, 다른 사람 골탕 먹이기, 어린아이 겁 주기, 비명 소리와 눈물 모으기 등을 취미생활로 여기는 악동이다. 대체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이렇게 재미있고 기분 좋은데!
루는 어른들에게 골칫덩이고 어디로 보나 밉살맞은 인물이지만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사회적 관습에 거리낌없이 문제 제기를 한다. 순순히, 고분고분 제도와 관습에 순응해가는 어린이란 적어도 동화에서만큼은 인기 있는 캐릭터가 될 수 없다. 피노키오 이래로 어린이 독자들은 언제나 말썽쟁이에게 마음을 빼앗겨 왔다. 따라서 루가 마녀 시험을 눈앞에 두고서 마녀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순간, 우리는 루에게 눈살을 찌푸리는 대신 응원을 하고 싶어진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겠다니, 이렇게 당연하고도 근사한 자기 주장이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