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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백정의 아들, 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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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 잡는 게 왜 천하고 더러워?”
    “사람 손으로 짐승을 죽이는데, 그게 더러운 게 아니고 뭐냐?”

    ‘백정’은 조선 시대에 소나 돼지를 잡아 주고, 그 대가로 피와 내장, 뼈, 가죽 등을 받아 장에 내다 팔아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조선 사회에서 최하위 계층인 천민 가운데 가장 무시를 당했습니다.
    백정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할 수 없는 일이 참 많았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집에 기와를 올려선 안 되고, 명주나 비단으로 옷을 지어 입어도 안 되고, 가죽신도 신어선 안 되었습니다. 또 백정은 양반이나 상민이 사는 마을과 뚝 떨어진 곳에 따로 모여 살아야 했고, 어떤 마을에서는 백정들의 옷에 검은 천 조각을 매달게 해서 백정이라는 표식을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서러운 백정의 신분은 대물림되었습니다. 백정의 자식으로 태어나면 무조건 백정으로 살아야 했던 것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치자면 가장 볼품없는 ‘흙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사람이 바로 백정이었습니다.

    묵직한 주제를 신선하게 풀어 낸 추리 동화
    이 책은 신분 제도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신문물이 들어오던 역동적인 조선 후기에 백정의 아들로 태어난 아이 ‘염’의 이야기입니다. 염이는 소 잡는 일을 하고 살아가는 백정으로 살기 싫어서 집을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집을 떠난 바로 그날, 아버지가 살인죄의 누명을 쓰고 잡혀갔습니다. 때마침 근처를 지났다는 이유로, 짐승을 잡는 일을 한다는 이유로 잡혀간 것입니다.
    염이는 진짜 범인을 잡아서 아버지를 구하기로 결심합니다.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친구 개똥이, 칠성이와 범인의 흔적을 쫓아가는 가운데, 영혼이 사라진다는 ‘사진’을 찍으며 인연을 맺은 류계현 나리의 도움으로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는데……. 기발한 단서로 찾은 진짜 범인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쓴 역사 동화이면서, 동시에 한번 손에 잡으면 술술 읽히는 추리 동화입니다. 강렬한 그림이 주는 힘이 더해져 몰입도가 아주 높습니다.

    가혹한 운명 속에서 스스로 희망을 찾아낸 아이
    염이와 아버지가 겪은 일은 가장 억울한 처지의 사람들이 당한 서글픈 일입니다. 누구 하나 내 이야기를 들어 주는 사람도 없고,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습니다. 엉뚱하게 죄인으로 몰려 목숨을 잃어도 자기가 범인이 아니라는 걸 증명할 방법을 찾지 못합니다.
    하지만 백정이라 성도 없이, 염병에 걸리지 말라고 ‘염아 염아’ 부르던 게 이름이 되어 버린 염이는 용기 있게 자신에게 닥친 어려운 일을 해결하고 잔인한 운명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어떤 가혹한 삶의 환경 속에서도 어떻게 사느냐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걸 증명해 낸 것입니다.
    백정만큼은 아니더라도 누구나 살다 보면 어렵고 억울한 처지에 놓일 수 있습니다. 내 뜻대로 안 되는 환경 때문에 좌절할 수도 있습니다. 《백정의 아들, 염》은 그래도 힘차게 딛고 일어서라고 말합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눈빛이 형형한 아이 ‘염’이 주는 울림이 어린이 독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염이가 들려주는 불꽃같은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도 마음속에서 희망과 용기를 찾아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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