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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저스트 키딩 (정용준 짧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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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를 소리 내어 두 번 읽고 눈을 감으세요.
    이야기가 감은 눈 위에 떠 있다고 생각하며 고요히 잠을 청하세요.
    그러면 이야기가 눈과 코와 입과 머릿속으로 흡수될 겁니다.”

    인간의 본성을 궁구하며 이야기를 짓는 소설가, 정용준의 짧은 소설

    2009년 등단 이래 발표하는 작품마다 깊은 인상을 남기며 또렷한 발자국을 남겨온 소설가 정용준의 짧은 소설집 『저스트 키딩』이 출간됐다. 정용준은 그간 장편과 단편에 구애받지 않고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면서 황순원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등 국내 유수의 문학상을 여럿 수상했다. 그뿐만 아니라 특유의 선명한 서사와 세밀한 묘사로 조형해낸 작품들은 매번 독자들의 기대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작가는 때로는 약한 존재의 곁에 서서 편을 들어주고, 때로는 추악한 인간의 이면을 들추어내는 작품들을 써왔다. 집요하게 인간 본성의 바닥까지 내려가 쌓아 올리는 작품들은 무엇보다 소설적 재미에 충실한 것으로 유명하다. 『저스트 키딩』에 실린 열세 편의 짧은 소설 역시 다채로운 이야기의 맛을 선사한다. 이번 짧은 소설집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마음의 풍경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이영리(다안) 작가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오묘하고도 강렬한 색채로 소설의 분위기를 개성 있게 구현해낸 그림이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첫 소설집을 출간하며 “소설을 평생 칠백 편 정도 쓰고 싶다”라고 했던 정용준은, 이번 출간에 이르러 “이제 더는 소설이 좋다느니 소설을 계속 쓰겠다느니 같은 다짐과 결심은 하지 않을 테다. 다짐 없이도 살고 결심하지 않고도 쓰는 이 삶이 내게 읽을 것과 쓸 것을 계속 줄 것을 알고 있으니까”라고 털어놓았다. 끊임없이 생의 면면을 직시하고, 그저 묵묵하게 이야기를 짓는 소설가 정용준의 신작은 그래서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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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준의 '짧고 작은 이야기책'"
    <소설 만세>라는 선언(!)을 할 정도로 소설에 진심인 소설가 정용준의 짧고 작은 이야기 책. 소설집의 제목으로 선택된 작품 <저스트 키딩>의 문제의식은 그야말로 시기적절하다. 비 내리는 새벽의 편의점. 점원은 카운터 저쪽의 사람들이 손님이 아닌 강도라는 '모자'의 말을 듣는다. '주머니에 뭐 있을 것 같아요? 칼, 아닐까?'(96쪽) 이 수상한 말을 믿어야 할까? 한차례 소동 후 점원은 '모자'에게 언젠가 자신이 했던 말을 그대로 듣는 상황에 처한다. '한국은 이래서 안 돼. 몰래카메라잖아. 저스트 키딩. 외국처럼 여유 있게 웃고 넘기면 되는데.'(105쪽) 골목길에서, 쇼핑몰에서, 교회 앞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사람들의 '수상함'을 경계하는 시대를 지금 우리는 살고 있다. 우리라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짓게 될까? 정용준의 소설은 이런 방식으로 내 삶에 겹쳐볼 수 있는 선택지를 내놓는다.

    '소설을 쓰기 어려운 게 바로 그거야. 아무리 노력해도 괴상한 삶을 따라잡을 수가 없거든.'(203쪽) 이 문장처럼 소설은 불가능하기에 겸손해진다. 도저히 들여다볼 수 없는 사람의 마음,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이치, 알 수 없기에 이야기는 묵묵히 계속된다. 알 수 없어 읽는 사람들의 삶에 함께 놓이면 좋을 작은 이야기와 함께 밤을 맞이할 땐 이런 문장을 기억하면 좋겠다. '이야기를 소리 내어 두 번 읽고 눈을 감으세요. 이야기가 감은 눈 위에 떠 있다고 생각하며 고요히 잠을 청하세요...' (43쪽)
    - 소설 MD 김효선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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