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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직접 표현하는 글자들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시인은 기억 속에서 빛나는 어떤 세계들에 주목한다. 「끄트머리」에는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섞이는 시간의 언어가 “어스름 저녁의 빛”으로 나타난다.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겹치면서 미묘한 시간의 흐름이 표현된다.
그것은 “나무들이 반쯤 합쳐지는 시간”으로 드러나기도 하고, “우주가 실눈을 깜박하는 순간”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밝음 속에 어둠이 스미고, 어둠 속에 밝음이 스미는 이 시간의 결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시간의 ‘끄트머리’와 마주하게 된다. 끄트머리라고 했지만, 시간의 끄트머리는 늘 또 다른 시간의 시작점과 이어져 있다. 그것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아서 한참 달리다 보면 우리는 반복되며 흐르는 시간의 어느 한 지점에 서 있는 것을 문득 발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