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산과 깎아지른 절벽에 둘러싸여 다른 고장과 왕래가 쉽지 않은 외딴 바닷가 마을. '고라 지방'이라 불리는 이곳 사람들은 앞바다에 잘린 머리처럼 떠 있는 바위를 '하에다마 님'이라 부르며 경외한다. 앞바다는 암초로 뒤덮이고 수심이 얕아 제대로 된 어업조차 어려운 가난한 이곳에는 시대와 배경이 각기 다른 네 가지 괴담이 전해진다. 고라 지방 출신 대학 후배에게서 이 괴담들에 관해 들은 도조 겐야는 담당 편집자 소후에 시노를 대동해 마을을 찾아간다. 그러나 험난한 길을 뚫고 도착한 마을에서, 그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괴담 속 이야기를 연상케 하는 '열린 밀실' 살인사건이 연이어 벌어지는데… 악의를 품은 것은 과연 괴이한 존재일까.
합리적인 미스터리와 초현실적 괴이의 공포를 오가며 국내외 많은 마니아를 사로잡은 미쓰다 신조의 '도조 겐야' 시리즈 일곱 번째 작품. 국내에는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출간 이후 11년 만의 신작으로, 팬들의 오랜 기다림에 부응하듯 치밀한 미스터리와 서늘한 호러를 넘나드는 도조 겐야의 활약은 여전하다. 일곱 편이나 이어진 작품답게, 더욱 깊어진 등장인물 간 관계와 곳곳에 보이는 전작과의 연계성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물론 이 작품으로 도조 겐야를 처음 만난 독자들도 민속학자 명탐정의 매력에 빠져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